트럼프 '푸틴과 회담 조율 중'…우크라戰 종식 속도 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과의 회동 전 발언에서 "그(푸틴)가 만나기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과 만나) 우리는 그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야 한다. 그것은 피비린내 나는 혼란(bloody mess)"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후보 당시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미국이 막대한 자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CM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600억달러 이상의 안보 지원을 포함해 1750억달러 이상의 원조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이후 푸틴 대통령과도 직접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 군인들이 천문학적으로 희생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 뒤 푸틴 대통령이 같은 달 19일 트럼프 당선인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구체적인 종전 구상을 직접 공개한 적은 없다. 다만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보류하고 현재의 전선을 동결시키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20% 정도를 점령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부를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을 안보 보장 방안 등도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종전 후 유럽의 평화유지군을 자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는 반드시 나토로 가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조치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취임 후 즉시 전쟁을 끝내겠다던 트럼프 당선인은 현실적인 종전 시점을 향후 6개월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나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6개월 훨씬 전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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