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지난해 온라인을 식품 구매 최우선 장소로 이용한다는 소비자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온라인 쇼핑이 전 세대로 확산하며 일상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가장 구매 저항이 높았던 식품군의 구매처도 온라인으로 무게추가 옮겨지는 모양새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의 1순위 구입장소가 온라인이라는 비중은 9.7%로 1년 전(4.1%)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0.3% 수준이던 온라인이 식료품 1순위 구입장소라는 응답은 이듬해 0.8%로 상승했고, 2020년 3.5%로 오른 이후 몇 년간 횡보하다 지난해 큰 폭으로 뛰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가 23.3%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13.0%, 50대가 7.8%, 60대 1.7%, 70대 이상이 0.5%를 기록하며 연령과 이용률이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식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비중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새벽배송을 주 1회 이상 이용하는 비중은 22.2%로 전년(19.3%) 대비 2.9%포인트 늘었다. 5년 전인 2019년(7.4%)과 비교해선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새벽배송을 하는 이유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2019년에는 신선한 식품을 먹을 수 있어서가 57.0%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아침 일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6.0%로 가장 많았다.
온라인 식품으로 주로 구입하는 유통 채널은 종합쇼핑몰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쿠팡과 G마켓, 11번가 등 오프라인 유통사업이 없는 온라인 전문몰을 이용하는 비중은 2019년 51.1%에서 지난해 74.3%로 23.2%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 기존 유통사업이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비중은 30.7%에서 11.0%로 크게 줄었다.
온라인 식료품 구매가 늘면서 실제 온라인을 통한 음식료품 거래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음식료품 온라인 거래액은 34조2600억원으로 30조원 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9년 13조4467억원 수준이던 음식료품 온라인 거래액은 2021년 22조9142억원으로 20조원을 넘겼고, 2022년 26조6613억원, 2023년 29조8415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30조원을 넘긴 거래액은 올해 37조~38조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온라인 식품 구매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가격과 품질 등 온라인상 식료품 구매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격이 저렴해서 온라인을 선택한다는 응답이 22.8%로 가장 높았고, 배송이 빨라서가 22.4%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품질이 좋아서(21.0%), 장보기 쉽고 편리해서라는 응답도 19.5%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온라인으로 주로 식품을 구입하는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52.9%가 생수와 탄산수를 포함한 물을 구매한다고 답했고, 가정간편식(HMR)을 제외한 가공식품의 구매율도 50.6%로 높았다. 이밖에 2019년 5.4% 수준이던 계란류가 구매율이 22.8%로 증가하고, 같은 기간 육류(9.8%→19.3%), 수산물(9.8%→16.1%), 채소(9.4%→15.8%) 등의 구매율도 증가해 온라인을 통한 신선식품 구매 저항도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