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매년 연말·연시는 물론 사회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성금을 보내온 경남 지역의 기부천사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에도 온정을 보탰다.
6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익명의 독지가가 이날 오후 1시10분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지원에 써달라"며 성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사무실 앞 모금함에는 손편지, 국화꽃 한 송이와 함께 성금 1000만원이 담긴 상자가 놓여있었다.
편지에는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인해 희생된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며 "슬픔에 빠진 유가족분들께 도무지 위로의 말은 생각나지 않고 가슴만 먹먹합니다. 약소한 액수지만 유가족분들께 사용되길 바랍니다. 힘내십시오. 2025년 1월 어느 날"이라는 글이 손글씨로 적혀있었다.
모금회는 '어느 날'로 마무리하는 편지와 필체 등을 봤을 때 기부자가 매년 나눔 캠페인과 사회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성금을 보내왔던 익명의 기부천사와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익명의 기부천사는 2017년부터 매년 연말·연시 희망 나눔 캠페인은 물론, 2019년 진주 아파트 화재 사고, 2020년 코로나19와 호우 피해, 2022년 강원·경북 산불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서울 이태원 참사,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집중호우 피해 등 사회적 재난이 있을 때 매번 성금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3주 전인 지난해 12월16일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산모와 아기들을 위해 써 달라며 6054만7260원이 담긴 쇼핑백을 몰래 두고 사라진 바 있다. 그가 지난 8년 동안 보낸 누적 기부금은 총 6억 8700여만원에 달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기부자님이 보내주신 귀한 마음이 슬픔을 당한 피해자 유족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