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모리스 라벨(1875~1937). 현재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한국의 두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조성진이 올해 화두로 삼은 작곡가들이다.
조성진과 임윤찬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들이다. 둘은 1월부터 유럽에서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한다. 조성진은 1월에 리히텐슈타인, 독일 베를린과 밤베르크, 오스트라아 빈 등에서, 임윤찬은 스위스 루체른, 오스트리아 빈, 독일 쾰른 등에서 연주한다. 2월에는 둘 다 미국으로 건너간다. 조성진은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임윤찬도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연주한다.
뉴욕 카네기홀에서의 독주회도 잇따른다. 조성진은 2월5일, 임윤찬은 4월25일이다. 카네기홀에서 연주할 곡이 바로 라벨의 곡(조성진)과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임윤찬)이다.
임윤찬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c) James Hole]
해외 연주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도 국내에서 무대를 선보인다. 둘 다 상반기에 국내에서 독주회를 하는데 이때도 라벨과 바흐의 곡을 연주한다.
임윤찬은 3월30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독주회를 한다. 카네기홀 독주회에 앞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한다. 임윤찬의 독주회는 내년 3월28일~4월6일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중 가장 주목받는 공연이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지난해 12월11일 임윤찬의 독주회 공연 입장권이 판매를 시작한 지 58초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6월12일~7월6일 전국 투어를 한다. 그의 전국 투어는 2년 만이다. 성남, 대전, 인천, 대구, 부산, 천안, 김해 등에서 연주가 예정돼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6월 14일과 17일 연주한다. 이 중 하루를 라벨의 곡들 위주로 연주할 예정이다.
2025년은 라벨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조성진은 라벨 앨범을 잇달아 발매한다. 1월에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 집을 내고, 2월에는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라벨 피아노 협주곡집을 발매한다. 라벨은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만 남긴 반면 독주곡을 다수 남겼다. 이에 독주 전곡집은 CD 두 장에, 협주곡 앨범은 CD 1장으로 발매된다. 4월에는 이 둘을 합친 디럭스 앨범이 한정판으로 나온다.
조성진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c)Christoph_Koestlin]
조성진과 임윤찬의 협연 무대도 예정돼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협연한다.
조성진은 12월 11~1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2025년 마지막 정기공연 무대에 선다. 경기필 김선욱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조성진이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임윤찬의 협연 무대는 5월과 12월 두 차례 마련된다. 장소는 두 차례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며 5월에는 파리 오케스트라와, 12월에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클라우스 메켈레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다. 1996년생으로 25살 때인 2021년부터 프랑스 명문 악단 파리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2027년부터 빈 필, 베를린 필과 함께 3대 명문악단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상임 지휘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파리 오케스트라는 14~15일 공연에서 각기 다른 곡을 연주한다. 임윤찬은 15일 무대에 올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12월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협연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 공연은 다니엘 하딩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지휘한다. 하딩은 메켈레에 앞서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지냈다.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은 올해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활동한다. 4월30일과 11월26일 두 차례 무대를 선보인다. 4월30일 첫 번째 공연에서는 두 살 어린 동생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함께 무대를 선보인다. 자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합동 공연이다. 11월26일 두 번째 무대에서는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요아힘 카르와 함께한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첼로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 최하영은 롯데문화재단의 클래식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에도 오른다. 2025년 클래식 레볼루션은 8월28일~9월3일 개최될 예정이다.
최하영 [사진 제공= 롯데문화재단]
첼리스트 한재민은 KBS교향악단과 경기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 무대에 잇달아 선다. 19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는 경기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서는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새해 첫 정기공연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다. 지휘는 이스라엘 출신의 거장 엘리아후 인발이 맡는다. 인발은 올해 89세, 한재민은 올해 19세다.
한재민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와 듀오 공연도 한다. 5월29일 예술의전당, 6월1일 부천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드뷔시와 프로코피예프의 첼로 소나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첼로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한다.
2023년 잘츠부르크 축제 중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은 지휘자 윤한결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오는 9월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처음으로 지휘한다. 작곡가로도 활동하는 그는 지난해 자신의 잘츠부르크 축제 데뷔 무대에서 선보인 자작곡 ‘그리움’을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7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휘한다.
지휘자 윤한결 (c)Gstaad Menuhin Festival
2021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9월 25~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정기연주에서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협연한다. 지휘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맡는다. 이날 공연에서는 첫 곡으로 서울시향이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에게 위촉한 곡이 세계 초연된다.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은 KBS교향악단과 두 차례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 우선 KBS교향악단이 3월 2~3일 선보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선다. 정명훈이 KBS교향악단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을 지휘해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10번’과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선우예권은 일본의 여성 피아니스트 이가라시 카오루코와 모차르트의 협주곡을 협연한다. 이 공연은 2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3일 오후 7시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을 예정이다. 선우예권은 6월12일 정명훈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도 협연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