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탔는데 택시비가 1300만원'…칠레 공항택시 선 넘은 바가지

"주로 외국인이 범죄 타깃"
"무턱대고 따라가면 안 된다"

남미 칠레에서 여행객을 대상으로 터무니없는 택시 요금을 요구해 챙긴 기사들이 적발됐다.

11일(현지시간)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와 비오비오칠레에 따르면 칠레 경찰은 수도 산티아고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 주변에서 택시 영업을 하며 관광객에게 바가지요금을 청구한 9명을 사기 혐의로 붙잡았다.

칠레 공항서 사기 결제 행각을 벌인 택시 기사들이 범죄에 이용한 '공식 택시' 안내판. 칠레 경찰 엑스(X·옛 트위터)

이들은 심야시간대 공항에 도착한 이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목적지는 비타쿠라와 라스콘데스 등 칠레 동부 부촌이 많았는데, 공항에서 호텔까지 20∼30분 거리를 운행한 뒤 900만 페소(1300만원 상당)를 뜯어낸 사례도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사기 행각으로 거둬들인 이익은 1억 페소(1억4700만원 상당)로 조사됐다.

칠레 경찰은 엑스(X·옛 트위터)에 "피의자들은 모두 관계 당국에 정식 등록돼 있지 않은, 비공식 기사 또는 피해자 모집책"이라며 "이들은 주로 외국인을 범죄 타깃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산티아고 공항에서는 비공식 택시 기사들이 작당해 돈을 뜯어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주재 영국대사관 또한 지난 1분기 칠레 외교부에 "공항에서 택시요금 사기를 당했다는 영국인 관광객들의 신고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칠레 당국에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택시 바가지요금 문제가 이어지자 당국은 당부의 메시지를 내놨다. 공항 출구 인근에서 '공식 택시'(Taxi Oficial)라는 글씨를 인쇄한 안내판을 들고 있는 이들을 무턱대고 따라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은 관련 안전 공지에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제한 구역 또는 1층 출구 옆에 있는 공식 운송 수단 부스를 이용해 먼저 요금을 지불한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택시에 탑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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