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 '알아사드·가족, 모스크바 도착…망명 허가'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기 직전 다마스쿠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로 피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리아 독재정권이 붕괴한 8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세르비아의 시리아 대사관 앞에 서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진을 찢고 있다. AP연합뉴스

타스·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8일(현지시간) 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알아사드 대통령과 가족이 러시아에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아사드와 그 가족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며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이유에 따라 그들의 망명을 허가했다"고 말했다.

반군의 수도 점령 직전부터 알아사드 대통령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 CNN방송은 소식통 발로 "전날 시리아 반군이 다마스쿠스를 포위했을 때 아사드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가 평소 거주하는 곳에 대통령 경호대가 배치되지 않았다. 이는 일요일 (반군의 수도 점령)에 앞서 그가 탈출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확산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시리아 대통령실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다마스쿠스를 떠나 다른 나라로 향했다는 추측을 부인하며 일부 해외 언론들이 "소문, 거짓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도를 점령한 시리아 반군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도피했으며 그를 찾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일부 반군과 민간인은 대통령 관저를 약탈하기도 했다.

한 외신은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토대로 다마스쿠스가 시리아 반군에 함락됐다는 보도가 나온 무렵 항공기 한 대가 다마스쿠스 공항을 이륙했다고 보도했다. 이 항공기에 알아사드 대통령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아 1971∼2000년 장기 집권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았다. 알아사드 부자의 독재 철권통치 기간은 무려 53년에 달한다. 특히 알아사드 대통령은 내전 발발 이후 화학무기까지 동원해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왔다. 시리아에 해군기지와 군사 비행장 등을 두고 있기도 하다.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이 날 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에서 포용적 과도정부를 수립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시리아 상황에 대한 비공개 특별 회의를 9일 열어줄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요청했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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