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사직단 안향청, 2026년까지 복원

궁능유적본부 약 76억 원 투입해 공사 진행
"국가 행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사직단 안향청(安香廳) 권역을 2026년까지 복원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착공식을 열고 공사에 착수한다.

사직단은 조선 시대에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례 공간이다. 주례 고공기(周禮 考工記)에 실린 '좌조우사(左祖右社)' 원칙에 따라 1395년 현재의 사직동에 건립됐다. 주례 고공기는 중국 주나라 관제를 소개하는 경서를 보완한 책, 좌조우사는 도성 문밖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종묘와 사직을 세운다는 원칙이다.

사직단 건물과 담장은 일제강점기에 철거되고 훼손됐다. 1911년 사직 제례가 폐지되면서 1920년대에 공원으로 조성됐다.

국가유산청은 2014년 수립한 사직단 복원 정비계획에 따라 복원사업을 추진해왔다. 2022년 서쪽의 전사청 권역을 복원하고, 제례 동선을 정비했다. 전사청은 제례를 준비하던 공간이다.

이번에 복원하는 북쪽의 안향청은 향과 축문을 보관하던 장소다. 국왕이 종교적 의식을 치르기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不淨)한 일을 멀리한 공간과 제례를 수행하는 집사들이 머물던 방(집사청), 행사용 악기 보관 장소(악기고), 천막 보관 장소(차장고), 진입 통로이자 국왕 수행원이 머물던 공간(중문채) 등으로 구성됐다.

궁능유적본부는 약 76억 원을 투입해 복원공사를 진행한다. 관계자는 "현재 건물이 남아있는 안향청은 고증자료를 분석해 보수하고, 나머지 다섯 동은 현재 지형과 주변 도로 여건을 고려해 복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원을 마치면 사직대제 등 국가 행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례 공간으로서 기능을 알리고 그 역사성을 국민이 체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