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6일(현지시간) 장 초반 혼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은 그 영향을 평가하며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이날 오후 공개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7% 내린 4만4524.72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25% 오른 6002.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8% 상승한 1만9164.79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에서 내년 1월20일 취임 첫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관세가 펜타닐 등 마약과 불법 외국인들의 미국 침략이 중단될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강경한 관세 정책을 예고하면서 시장은 그 영향을 신중히 평가하고 있다.
세인트 제임스 플레이스의 저스틴 오누에쿠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변동성의 시작을 보고 있을 뿐이고, 수사가 지속되면 변동성도 이어질 것"이라며 "관세가 위협인지, 약속인지, 협상 도구인지 평가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바이털 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투자자들은 관세가 시행될 것이라 전적으로 믿지 않고 실적도 꽤 괜찮아 월가는 이 (관세 부과) 소식을 넘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전날 트럼프 2기 첫 재무부 장관 인선에 주목하며 랠리를 펼쳤다. 월가 베테랑 투자자인 스콧 베센트 키 스퀘어 그룹 최고경영자(CEO) 지명 소식에 투자자들이 안도했다. 베센트 지명자가 트럼프 당선인의 급진적인 관세 인상, 감세 정책의 완급을 조절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다만 그가 관세 정책 등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뉴엣지의 캐머런 도슨 CIO는 "이런 정책이 시장에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그(베센트 지명자)가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단기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2시에 공개되는 11월 FOMC 의사록도 대기하고 있다. Fed 위원들의 경기 진단과 전망, 향후 통화정책 경로 등에 대한 견해가 담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FOMC 의사록을 통해 다음달 Fed의 금리 결정에 대한 힌트를 찾고자 할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17~18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56.2%,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3.8% 반영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가 각각 7.51%, 2.68% 내림세다. 두 회사 모두 캐나다, 멕시코에 자동차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은 비만 치료제 임상 시험 결과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9.82% 급락세다.
국채 금리는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4bp(1bp=0.01%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수준인 4.26%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08% 상승한 106.85선에서 거래 중이다.
국제유가는 오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5달러(0.8%) 오른 배럴당 69.49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49달러(0.68%) 상승한 배럴당 72.97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