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이슈로 혼외출산 관심↑…“책임 다하는 친부 거의 없어'

"양육비 강제할 방법 사실상 없어"
"미혼모들 경제적 어려움 크다"

배우 정우성이 혼외자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가 "비혼 출산 이후 친부가 책임을 다하고 나서겠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미혼모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전했다.

16년간 미혼모 당사자로서 미혼모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최 대표는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혼할 때 판결을 받더라도 양육비를 이행하지 않는 비양육자가 많은데 심지어 미혼모는 혼자 낳는 데다, 판결문조차 없다"며 "대부분의 남자는 임신함과 동시에 연락을 끊는다든지, 이미 헤어진 상태여서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결혼 후 출산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전통적 가족관이 약화하며 혼외 출생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공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혼인외 출생자는 1만900명으로, 전체 출생아(23만명)의 약 4.7%에 달한다. 혼인 외 출생아는 2021년(7700명), 2022년(9800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빠르게 혼외출산이 늘고 있지만 관련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실정이다. 최 대표는 "미혼모는 보통 10대부터 50대까지 상당히 젊은 집단인데, 취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임신과 출산으로 99% 이상이 경력이 단절되는데 경제활동을 못 하면 생계는 더 어려워진다. 정신적으로도 우울함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양육비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육비를 받기 위해서는 절차가 오래 걸리고 또 복잡하기도 하다"며 "절차를 다 거쳐서 아빠를 찾아내도 사실 안 주면 그만이다. 출국 금지도 하고 면허 취소도 하고 한다지만 강제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게 강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인식개선도 중요하다"며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아직도 학교나 취업 현장에 들어가면 혼자 아이를 낳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이 굉장히 심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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