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인플레이션 대응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 모으고 있는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최근 비트코인 랠리에 따른 수익을 공개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은 2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주간 자사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이 54억달러(약 8조원) 증가했다며 "하루에 5억달러(7000억원)를 벌고 있다"고 밝혔다.
세일러 회장은 "우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이자 동시에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 될 수 있다"며 "하루에 5억 달러를 버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수익 급증은 최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 모은 세일러 회장은 미국 대선 이후에도 5만개 이상 매집하면서 현재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33만1200개까지 늘어났다. 특히 '친(親)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이후 2주간 비트코인 가격이 40% 급등하면서 평가액도 하루 수억 달러씩 불어났다.
이 회사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해 말 63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22일 기준 421달러로 마감했다. 올해만 약 600% 뛰어올랐다.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을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탈바꿈한 세일러 회장은 현재 주식 발행 및 판매 수익금, 때로는 전환사채까지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입 중이다. 세일러 회장은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할수록 회사의 주가도 오르고, 그만큼 회사는 주식을 팔아 또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 있다며, 이런 전략을 'BTC(비트코인) 수익률'이라 명명했다.
다만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수익률 계산 방식은 회사가 주식 수와 비트코인 보유량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비트코인 시세가 급락하는 경우는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주엔 시트론 리서치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며 공매도를 발표하자 주가가 16%가량 빠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