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윤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년 치 임금협상 잠정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가운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집행부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전삼노는 22일 노조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집행부는 규정상 불신임투표에서 조합원 3분의 2(66.6%) 이상의 불신임 표를 받게 되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집행부는 50%만 넘어도 총사퇴하기로 했다. 반대로 신임이 50% 이상이 나오면 현 집행부가 기존 업무를 지속하며 사측과 교섭을 이어간다.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투표는 연장된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이라는 강수를 뒀는데도 불구하고 임금 5.1% 인상 등 사측의 기존 입장을 반영한 합의안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여전히 불만족스럽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날 전삼노는 '2023년·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 58.63%(1만3485명)이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9514명(41.37%)만 찬성했다. 투표는 선거인 3만765명 중 2만2999명(74.8%·누락자 추가 투표 포함)이 참여했다.
지난 14일 도출한 잠정합의안에는 ▲임금 인상 5.1%(기본인상률 3.0%·성과인상률 2.1%)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하는 '삼성 패밀리넷' 200만포인트 전 직원 지급 ▲조합원 유급활동시간 보장(연 4시간 2회) ▲장기근속휴가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평균 임금인상률 5.1% 사측 입장을, '삼성 패밀리넷' 200만포인트 지급은 노조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사측은 앞서 지난 6월 말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평균 임금인상률 5.1%'에 대해 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6.5%의 평균 임금인상률을 요구하다가 지난 7월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5.6% 인상률을 제시했다. 하지만 잠정합의안에서 이보다 낮은 5.1% 수준에 머물면서 조합원 반발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 패밀리넷' 200만포인트 지급의 경우 노조 요구를 반영한 항목이나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자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전 직원 대상으로 합의된 점이 불만 요소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