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兆시장 '돌봄기술']①韓 에이지테크 '블루오션 열린다'

주목받는 고령자 삶의 질 향상 기술
초고령사회 진입 앞둔 韓, 기술 중요도 ↑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주목

한국이 2025년부터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고령친화기술(에이지테크)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관련 시장 규모는 현재 4조원대에서 6년 후인 2030년엔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블루오션’으로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일 경희대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친화산업 시장의 올해 규모는 85조원이지만 2030년에는 최대 28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에이지테크 시장은 같은 기간 4조원에서 6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에이지테크에서 노인을 위한 기술에 대한 노인의 지출 규모는 올해 약 3765억원에서 5700억원, 스마트 가전의 경우 같은 기간 3조5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이지테크란 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제품, 서비스 및 고령자의 생활을 개선하는 모든 종류의 기술을 포함한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 2050년에는 세계에서 고령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뛰어넘었으며 초고령사회(65세 인구 비중 20% 초과) 진입까지 고령 인구 비중 약 1%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에이지테크는 ▲고령자 자립생활기술(AIP 테크) ▲고령자 돌봄 기술(케어 테크) ▲사람중심의 고령자 기술수용 서비스 3대 핵심 분야로 나뉜다. 자립생활기술은 살던 곳에서 나이가 들어가는(Aging in Place) 데 필요한 기술이다. 주거 스마트홈, 시니어 영양, 디지털헬스케어, 운동·재활, 이동, 정서지원 감성 기술 등이 포함된다. 돌봄기술은 노인 돌봄 종사자의 업무를 지원하는 기술로서 돌봄 로봇·플랫폼이 있다. 기술수용 서비스는 말 그대로 고령자가 기술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기술)과 연계한 서비스 모델이다.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다수의 대기업,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에이지테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활치료기기 전문기업 맨앤텔의 정광욱 대표는 "고령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대기업의 관심도 높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안에 설치된 AI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통합관제시스템에 제공하면 분석 및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징후를 파악하고 상담까지 연결한다. 2019년 4월 출시 후 4년간 전국 110개 지방자치단체 및 기관 2만여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15개 지역구(1만2000명), 인천시 10개구(4500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I콜 기반 어르신 안부 확인 서비스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로드맵을 설정하고 특히 돌봄 영역에서의 에이지테크 개발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고령화 사회 에이지테크 기술 및 정책 현황’ 보고서를 통해 "3대 핵심 분야별 정책 지원 프로세스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돌봄서비스 분야의 인력 수요 대비 공급부족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며 "고령자 돌봄 기술을 중심으로 정책 및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서 ‘에이지테크’ 용어를 처음 사용한 김영선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는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들이 지원을 받아야 간병으로 가족들이 실직하거나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돌봄 현장에 돌봄 로봇이 들어온다면 사람을 바꿔 태우는 ‘이승(移乘) 보조 로봇’이나 목욕·욕창 방지 로봇 등의 지원을 통해 내 몸이 아파서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르면 돌봄서비스직 노동수요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크게 늘지만 노동공급의 경우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2042년에는 노동공급이 수요의 30%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IT부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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