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론에 들어가는 K-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

중국은 美 드론 기업에 배터리 수출 제한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 와일드호넷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사 드론에 사용하는 배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X 캡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전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무인항공기(드론)에 한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산 배터리가 중국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포브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 제작 업체인 와일드호넷츠(Wild Hornets)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사 드론이 사용하고 있는 배터리 팩을 공개했다. 이 배터리 팩은 삼성50S의 배터리 셀로 제작됐다. 삼성50S는 5000밀리암페어시(mAh) 용량의 2170(가로 21㎜ 세로 70㎜) 원통형 배터리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은 "1년 전 드론을 생산하기 시작했을 때는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를 썼는데 항상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삼성50S 배터리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배터리의 품질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좋은 드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사의 생사가 달려있는 만큼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품질이 입증된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영상에서 '정품(genuine quality)'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와일드호넷츠가 이 동영상을 제작한 것은 배터리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서다. 동영상 제작자는 1만mAh 용량의 배터리팩은 65달러, 1만5000mAh 용량의 배터리는 90달러라며 배터리를 사기 위해 3만7000달러의 모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와일드호넷츠는 삼성50S 배터리를 대량으로 구매한 뒤 드론의 크기에 맞게 배터리팩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다만 이 업체는 원 제작사로부터 직접 배터리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제 3자를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우크라이나 정부는 드론용 배터리에 대한 국제 입찰을 실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에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이 드론용 배터리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미국 드론 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군사 목적의 드론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10일 중국 정부는 미국 최대 드론 기업인 스카이디오(Skydio)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스카이디오는 미군과 대만 소방청에 드론을 공급했다. 우크라이나 군도 이 회사의 드론을 사용한 바 있다. 이번 제재로 스카이디오는 중국으로부터 배터리 공급을 제한받고 있다.

아담 브라이 스키이디오 대표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제재로 인해 앞으로 수개월간 배터리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중국 드론 공급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해오던 스카이디오는 현재 대체 공급선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의 사례는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어떻게 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산업IT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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