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유치원 교사 출신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 이 군인은 이번이 첫 실전 투입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서부 공군 사령부 페이스북을 인용, 해당 부대 소속 육군 병사인 나탈리아 흐라바르추크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맨패즈)로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비행 중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흐라바르추크는 건물 옥상으로 보이는 높은 장소에서 어깨에 맨패즈를 견착한 채 표적을 조준하고 있다. 잠시 후 후폭풍과 함께 투사체가 발사돼 공중으로 치솟는다. 이후 먼 곳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그의 동료가 "명중, 명중"이라고 외친다.
이 영상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대적인 공습을 강행한 지난 17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러시아군은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자폭 드론 등 총 210여발을 동원했다. 해당 무기들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 공군 사령부는 미사일 31대, 드론 1대를 격추했다며 주장하고 있다. 흐라바르추크가 격추한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제 Kh-101로 알려졌다.
흐라바르추크가 사용한 맨패즈는 보병이 직접 목표물을 겨냥해 발사하는 휴대용 미사일이다. 다만 사거리가 매우 짧아 보통은 드론, 헬리콥터 등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물체에 대응하는 무기다. 수백㎞를 비행하는 첨단 미사일을 맨패즈로 격추하는 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흐라바르추크는 첫 실전 발사에서 순항 미사일을 격추하는 공을 세웠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평범한 유치원 교사였으나, 전쟁 발발 이후 서부 공군 사령부 무선 기술 여단 대공 미사일 부대에 포병 사수로 자원입대했다. 그는 "무게 18㎏의 발사대를 짊어지고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수백번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거쳤지만 미사일 격추는 쉽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미사일을 명중시키고 나서야 감정이 쏟아졌다"라며 "우리 부대에는 여성 동료들이 몇 명 더 있고, 모두 조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