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1일 총리로 재선출된 직후 내각 인사를 단행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특별국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지명 선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취임 이후 40여일 만에 다시 총리직에 올랐다.
이시바 총리는 제2차 내각의 법무상으로는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 농림수산상으로는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 국토교통상으로는 공명당 인사인 나카노 히로마사 전 경제산업성 정무관 등 3명을 새롭게 임명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자민당 출신 각료 2명과 연립 여당 공명당 대표로 취임한 국토교통상은 교체된 데 따른 것이다.
1차 내각 각료 중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비롯해 외무상, 방위상 등 16명은 모두 유임됐다.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는 전체 465표 중 221표를 얻어 노다 대표(160표)를 상대로 승리했다. 중의원 결선투표는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치러졌다.
앞서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는 전체 465표 중 221표, 노다 대표는 151표를 획득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 투표가 열렸다.
결선 투표에서 무효표는 80표가 나왔다.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와 노다 대표 이외 후보 이름을 적은 표는 모두 무효표로 처리된다.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이 1차 투표와 마찬가지로 자당 대표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사실상 이시바 총리 연임을 용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의원과 별도로 진행된 참의원(상원) 총리지명 선거에서도 이시바 총리가 전체 239표 중 142표를 얻어 총리로 재선출됐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1일 제102대 총리로 취임했으나, 이날 재선출되면서 제103대 총리로 제2차 이시바 내각을 출범한다.
제1차 이시바 내각은 이날 오전 임시 각의에서 총사퇴했다. 이시바 총리가 다시 선출되면서 주요 각료를 유임시킨 제2차 이시바 내각이 출범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경정예산안과 법안 심의 대응 방침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총선의 결과로 중의원(하원)이 여소야대 구도가 되면서, 야당 협력 없이 예산안과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상황이 돼 향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총리지명 선거에 앞서 전날부터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주요 야당 대표와 만나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이날 야당 대표들과 면담한 이후 기자단에 "야당 의견을 성실하고 겸허하게 들으면서 모든 것을 결정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야당과의 불안한 협력과 함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으로 평가되는 30% 미만이 될 경우, '식물 총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 경우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와 도쿄도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내부에서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