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결사반대' 발칵 뒤집힌 동덕여대 근조화환·과잠시위

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학생들 반발
근조화환 보내고 ‘과잠 시위’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학생들이 근조화환을 보내고 학교 점퍼를 벗는 시위를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 캠퍼스에 학생들이 보낸 근조화환. 동덕여대 총학생회 제공

11일 연합뉴스 등은 이날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저지하기 위한 동덕여대 재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동덕여대 본관 앞에는 이날 오전부터 "명예롭게 폐교하라"는 현수막과 함께 학교 점퍼(과잠)를 벗어 땅바닥에 내려놓는 '과잠 시위'가 벌어졌다.

학교 건물 앞에는 학생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가득 늘어서기도 했다. 근조화환에는 "공학 전환 결사반대" "민주동덕 다 죽었다"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 대학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메시지들이 달렸다. 학교 곳곳에는 공학 전환 철회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고, 학생들의 반대서명도 2000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앞서 지난 7일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내고 "동덕여자대학교를 구성하는 것은 동덕 '여자' 대학교의 '여성'"이라면서 "동덕여대의 근간인 여성을 위협하는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해당 안건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지금까지 학생 대표인 총학생회 측에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며 “총학생회가 해당 의혹을 제기해야만 입을 여는 대학 본부의 행동은 8000 동덕인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동덕여대 본관 앞 '과잠' 시위. 동덕여대 총학생회 제공

동덕여대 측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학교 미래를 위해 검토되는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의 발전계획안인 '비전 204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라며 "그 이후 발전된 게 하나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동덕여대 갈등은 학령 인구 감소와 사회 변화,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 등이 이어지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여대의 고민을 드러내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4년제 여자대학은 이화·숙명·성신·동덕·덕성·서울·광주여대 등 7곳이다.

포털 사이트에 동덕여자대학교를 검색해 보면 재적 학생 수에 남학생이 0.1%라고 쓰여있다. 학교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정원 외 남학생이 6명 있지만 한국어 문화전공인 외국인 재학생으로 남녀공학 논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여대는 모두 여학생 100%라고 표기되어 있다.

앞서 덕성여대는 2015년 경영난으로 공학 전환을 추진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전환에 실패한 바 있다. 숙명여대도 2015년 일반대학원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려다 학생, 동문의 반발에 추진을 보류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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