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불신임(탄핵) 투표가 가결됐다. 의협은 60일 이내에 치러지는 차기 회장 보궐 선거까지 비대위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등 안건이 올라간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의협 관련 규정에 따르면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의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 발의로 성립하며,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이날 224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170명이 임 회장 불신임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50표, 기권은 4표에 그쳤다.
의협 내규에 따르면 불신임이 가결될 시 회장은 즉시 직무에서 배제되고 60일 이내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보궐선거로 새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두 달 내의 집행부 공백은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구성한 비상대책위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투표에 앞서 "의대 증원 강행과 의료농단의 실타래를 풀지 못했습니다. 정부와 대통령실의 독선과 아집에 무력하게 막힌 저 자신이 그저 죄스러울 뿐"이라며 "특히, 이번 싸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전공의와 의대생 여러분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며 대의원 설득에 나섰다.
이어 재신임이 된다면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 ▲투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집행부가 될 것 ▲인적 쇄신 등을 이루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설득은 대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임 회장은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여성판사를 향해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와 의대생 7500명 동시 교육이 가능하다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발언에 대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 본인을 비방한 의사에게 "고소 취하를 원하면 1억원을 가지고 와라"고 하는 등 여러 막말 관련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10개월 넘게 계속된 의정 갈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 등도 함께 지적받아 왔다.
실제 임총 당시 임 회장이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 일었던 박수 소리는, 회의장에서 임 회장의 '1억원 요구' 녹취 방송 후 이뤄진 해명 발언 후엔 확연히 줄어들기도 했다.
한편 현재 의협 대의원회는 비대위 구성에 대한 안건 관련해 투표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