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회사 공장 있던 이 마을…11조원 대박 났다

지방 소멸 위기 겪던 덴마크 항구 마을
위고비 대박나며 11조원 투자금 유치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체중감량 약물 '위고비'는 덴마크 최대의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서 개발했다. 이 기업은 오늘날 다국적 제약사로 발돋움했지만, 주요 공장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인근 항구 마을 칼룬보르에 있다. 한때 고령화, 빈곤, 인프라 노후화 문제로 신음하던 이 마을은 금의환향한 노보 노디스크 덕분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지난 3일(현지시간) 칼룬보르 노보 노디스크 공장을 조명했다. 해당 공장은 과거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핵심 시설이자 최대 공장이었다. 지금도 위고비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확장 공사 진행 중인 덴마크 칼룬보르의 위고비 공장 [이미지출처=BBC 홈페이지 캡처]

위고비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면서, 최근 노보 노디스크는 칼룬보르 공장에 65억파운드(약 85억달러·11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인구 1만6000명밖에 안 되는 마을에 주민 1인당 평균 40만파운드(약 7억1400만원)의 투자를 유치한 셈이다.

공장 확대 공사 규모는 마을 전체에 교통 혼잡을 가져올 만큼 어마어마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아침 마을 외곽에서 들어오는 트럭 및 노동력으로 인해 긴 줄이 만들어질 정도이며, 이런 현상을 주민들은 '노보 줄(Norvo Queue)'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사실 칼룬보르는 최근까지만 해도 '지방 소멸' 위기를 겪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수도 코펜하겐으로 향했고, 기반 시설도 노후했으며, 제대로 된 병원이나 학교도 갈수록 줄어만 갔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칼룬보르 공장은 전 세계 최대의 위고비 생산 단지이지만, 정작 마을의 소아 비만율은 덴마크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인구 유출로 인해 칼룬보르의 여러 초등학교가 폐쇄됐다고 한다. [이미지출처=BBC 홈페이지 캡처]

지역 주민들은 11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칼룬보르의 운명을 뒤집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한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여기 정착하기엔 너무 지루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녀들이 대학 공부를 마친 뒤에는 다시 칼룬보르로 돌아오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칼룬보르 공장에서 4500명의 생산직을 고용 중이며, 앞으로 1250명을 추가 고용할 방침이다. 인구 중 3분의 1 이상이 노보 노디스크 직원인 셈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 마을뿐만 아니라 덴마크 경제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덴마크의 누적 경제성장률은 1.1%였는데, 제약 부문을 제외하면 전체 경제는 0.8% 감소했다. 즉 노보 노디스크를 비롯한 제약 산업 및 수출만 성장한 셈이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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