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 10.8조원…정근식 '미래 위해 교육재정 확대해야'(종합)

올해 예산보다 3.1% 감축
"노력했지만 긴축 불가피"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방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예산을 10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3.1% 감소한 규모로,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지출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비롯해 지난달 취임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기초학력 보장 등에 예산이 배정됐다. 정 교육감은 학령인구가 줄어들어도 미래 대응을 위해서는 교육재정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1일 서울시의회에 내년 첫 본예산안을 제출하며 시정연설에서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은 미래로 열린 변화에 교육적 책임을 다하는 예산으로 편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편성된 본예산은 10조8102억원인데, 올해보다 1788억원 늘어난 인건비(7조2744억원) 외에 학교운영비, 교육사업비, 시설사업비 모두 올해보다 줄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 교육청 대상 지출 효율화…정근식 "미래 위해 교육재정 확대해야"

앞서 정부는 '2024년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 방안'을 통해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당초 예산에서 편성한 68조9000억원 규모에서 4조3000억원가량 줄어든 64조6000억원을 교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 감축을 위해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지출 효율화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시행령도 개정했다.

이에 각 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을 감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학교 시설 개선과 관련한 시설사업비 예산은 올해보다 45.9%(4028억8100만원)가 줄어든 4741억9600만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시설사업비 예산은 8770억7700만원이었다. 이중 일반시설 예산은 올해 7471억900만원에서 49% 감액된 3807억1000만원 규모로 배정됐다. 급식시설 예산도 올해 856억4600만원에서 66.8%(571억8400만원) 줄어든 284억6200만원 규모다. 학교신·증설 예산은 올해보다 46.7%(207억200만원) 증액됐다.

정 교육감은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재정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67%를 포함해 기관운영비, 시설비 등 경직성 고정경비의 비중이 80%에 이르러 실제로 학생들의 교수학습 활동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니 교육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말과 같다. 미래로 열린 변화에 책임 있는 대응을 위해 교육재정은 더욱 확대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자료출처=서울시교육청]

대표 정책 '기초학력 보장'에 예산…정부 정책도 반영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작년과 비교해 예산이 줄어든 위기 상황에서 숙고와 협의 끝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우선 정 교육감 취임 이후 추진되는 주요 사업에 예산이 배분됐다. 기초학력 보장, 교육격차 극복을 위해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를 설치하고 장애·다문화 학생 등의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 교육감은 내년부터 권역별로 센터 시범 운영을 시행해 2027년까지 25개 자치구로 전면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등기초학력향상지원에는 84억원, 중등기초학력향상지원에는 37억원이 투입된다. 교육회복지원에는 39억원이 배정됐다. 다문화학생 지원과 특수교육관련 및 방과후활동 지원에도 각각 38억원, 277억원이 투입된다.

또 정부가 전국적으로 추진하는 늘봄학교 관련 예산으로는 프로그램 운영비 242억원, 늘봄 환경구축 108억원, 운영 및 간식비 498억원이 편성됐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엔 256억원, 스마트기기 구입비로 1472억원, 학교무선망 구축 및 유지관리비로 97억원이 배정됐다.

성범죄, 학교폭력, 교권 침해 등 사안 처리 지원에도 예산이 투입된다. 학교폭력예방대책에는 36억원, 교육활동보호지원엔 27억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도 교육지원청 교육거버넌스 구성을 위한 예산도 배정됐다. 맞춤형학부모교육, 찾아가는학부모연수 등에는 10억원이, 교육공동체공론장운영엔 5억원이 투입된다.

한편 세입예산은 ▲중앙정부이전수입 6조5987억원 ▲지방자치단체이전수입 4조396억원 ▲기타이전수입 132억원 ▲자체수입 1359억원 ▲전년도 이월금 135억원 ▲금융자산회수 93억원 등 총 10조 8102억원을 편성했다.

세출예산은 ▲인건비 7조2744억원 ▲학교 및 기관운영비 1조119억원 ▲교육사업비 2조339억원 ▲시설사업비 4742억원 ▲재무활동(일시차입금관리 및 BTL상환) 7억원 ▲예비비 151억원 등 총 10조8102억원이다.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도 축소된 '위기 예산'을 학교의 역동성을 살리는 '기회 예산', '책임 예산'으로 사용하겠다"며 "힘겨운 선택과 집중으로 편성한 만큼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사회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사회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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