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0% 야심찬 출사표 1년…하림 만두, '1%' 초라한 성적표

더미식 만두 출시1년…매출 비중 1% 후반 머물러
"단기간 상위권 도약" 포부 무색
정체된 국내 시장, 내수로만 승부 한계

하림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던 냉동만두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년 안에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해 관련 분야 상위권 도약을 노리겠다는 포부와 달리 매출 비중이 1%대에 그쳤다. 주요 제조사들이 해외시장을 공략하며 활로를 찾는 것과 달리 내수시장으로만 경쟁하는 데다 판매량도 주춤해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더미식 만두[사진제공=하림산업]

1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와 마켓링크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더미식 만두'는 국내 소매점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 38억3000만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 간편식 냉동만두 시장의 전체 매출은 2258억2100만원으로 더미식 만두의 매출 비중은 1.69% 수준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매출 비중 2.38%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1%대 후반에 머무르며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유지한다면 연 매출은 8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4500억원 규모인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10위권 수준이다.

더미식 만두는 육즙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제품으로 교자와 손만두, 군만두 등 9가지 라인업으로 출발했다. 하림은 자체 설문 조사 결과 냉동만두 소비자의 25%가 육즙 가득한 만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요에 비해 규모가 작은 육즙 만두 시장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제품 가격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경쟁 브랜드보다 10~20%가량 높게 책정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폈다. 육즙 만두 트렌드를 주도하며 1년 안에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해 업계 2~4위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1년이 지났으나 회사가 첫해 매출 목표로 잡은 450억원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의 상위권 구도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 1001억원, 올해 상반기 986억원 등 점유율 45% 안팎을 유지했다. 이어 해태와 풀무원, 동원F&B, 오뚜기 등 다른 제조사의 대표 제품들이 반기 매출 100억~200억원 수준으로 5위까지 점령하고 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이 갈수록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내수에 기댄 더미식 만두의 설 자리는 훨씬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5886억원이던 관련 시장 매출은 지난해 4581억원으로 22% 이상 감소했다. 이 때문에 상위 업체들도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라고 판단하고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연간 1조원이 넘는 비비고 만두의 매출 70%가량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하림은 향후 식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내수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이 시급하다. 프리미엄을 추구하며 2021년 선보인 더미식 라면도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2조4000억원 규모인 국내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미미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두나 라면 등은 이미 내수시장 구도가 뚜렷해 일부 상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매출 비중이 대부분 한 자릿수 점유율을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업들이 너도나도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하림이 관련 품목의 후발 주자로서 내수와 수출 모두 경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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