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경영권 분쟁으로 연일 급등 중인 고려아연 주가가 150만원을 넘어섰다. 주가 급등에 시가총액 순위도 껑충 뛰어 10위권으로 진입했다. 철강업황 부진 속에서도 고려아연의 주가 급등에 철강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고려아연은 전장 대비 18.6% 급등하며 154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사상 최고가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100만원을 돌파했고 불과 3일만에 150만원도 넘어섰다.
주가 급등에 시총 순위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이달 초 25위였던 고려아연은 10위권에 진입했다. 28일 12위로 올라섰던 고려아연은 하루 만에 세 계단을 건너뛰며 9위를 차지했다.
고려아연은 이달 들어 124%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YG플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14조7000억원이었던 시총은 31조9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고려아연의 주가 급등에 철강 ETF들도 덩달아 강세다. TIGER 200 철강소재는 이달 들어 전일까지 33.6% 상승해 전체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 철강이 24.94% 오르며 뒤를 이었다. 철강 ETF들은 철강업황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였었다. 업황 개선도 아직까지는 요원한 상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 수요는 2021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면서 "최대 철강 수요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가 글로벌 수요 증가를 제한하고 있고 억눌린 수요와 달리 생산은 견조해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인위적인 생산 축소가 없는 한 철강산업의 공급 과잉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두운 업황에도 철강 ETF들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이유는 고려아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두 종목 모두 고려아연의 비중이 30%를 넘는다. TIGER 200 철강소재의 경우 고려아연의 시총 기준 구성비중이 31.73%에 달하고 KODEX 철강은 30.49%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며 고려아연은 투자경고 종목 지정이 예고됐지만 주가 상승세는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8일 고려아연에 대해 이날 종가가 5일 전일의 종가보다 45% 이상 상승했다며 투자경고 지정을 예고하고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향후 주가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으며 그럼에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투자위험 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거래소의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투자경고 종목의 경우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으며 매수 시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될 경우에는 투자위험 종목 지정 당일 1일간 거래가 정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