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외신이 ‘한국의 고독한 죽음’에 대해 조명했다. 특히 무엇이 한국인을 외롭게 만드는가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매년 수천 명의 한국인(대부분 중년 남성)이 가족과 친구들과 단절된 채 조용히 홀로 사망하고 있다”면서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한국어로 ‘고독사’로 알려졌는데,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더 큰 문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생활하다가 자살이나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를 뜻한다.
CNN은 “서울시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 3억2700만달러(약 4511억)원을 지출한다”면서 당국의 고독사 예방 정책 등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 조치를 환영하지만 ‘한국의 외로움’은 한국 문화의 독특한 부분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CNN은 ‘한국인을 외롭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특히 “한국인의 외로움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한국 사회가 ‘관계 지향적’이라는 점에 집중했다.
안수정 명지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CNN을 통해 “일부 문화권에서는 외로움을 ‘관계가 충족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느낌’으로 간주한다”며 “한국에서는 자신이 충분히 가치가 없거나 목적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CNN은 “한국 사회는 고도로 집단적인 사회생활을 요구하지만 종종 개인을 존중하지 못한다”는 안 교수의 설명을 “사람들이 고독이나 실패감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인들은 사회생활이 활발하고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지만,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유용한지, 사회에 충분히 기여했는지, 뒤처졌는지 의문을 품을 때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외에도 ▲1인 가구 증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부정적인 영향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인 문화 등도 원인으로 언급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연간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21년 3378명, 2022년 3559명, 지난해 3661명으로 증가세다. 지역별로는 경기(2022년 749명·2023년 922명), 서울(678명·559명), 부산(317명·287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