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되면 환율 오르고, 해리스는 내린다[2024 美대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외환시장 큰 영향
보호무역주의 강한 트럼프 당선시 달러강세 압력 커져
바이든 정책 계승하는 해리스는 달러강세 우려 덜해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당선 결과가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 달러 강세 현상이 지금 보다 심화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시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달러강세 예상

트럼프 후보자는 대선기간 중 강달러에 대한 불만을 꾸준히 제기했다. 그는 달러 강세로 미국 제품이 비싸지고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다며 대통령 당선 이후 약달러를 추진할 것이라고 선거유세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혀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낮게 본다. 트럼프의 주요 경제 공약들이 대부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것들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미국 내 물가가 상승하고, 물가 상승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달러 강세 요인이 된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나가자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는 트럼프 후보 공약의 근간이 미국 우선주의에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중국산에 60% 관세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을 비판하면서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제조업체들을 미국으로 회귀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주장했다. 이같은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인상,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중국에 대한 견제 등 트럼프 후보의 주요 공약들 대부분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달러화 평가절하 계획은 관세인상과 감세정책에 막혀 성공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2016년 11월 당선 이후 2개월 사이에 달러가치는 6%가량 급등한 바 있다. 이번에도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단기적으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물가상승 및 달러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강력한 이민규제 역시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미국내 노동 시장 수급 불균형을 가속화시켜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관측했다.

해리스 당선시 달러약세 가능성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는 반대하되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대해 표적관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유지하지만 과도한 경제적 의존을 낮춰 위험요소를 줄여나가겠다는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을 제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물가안정과 중산층 지원 등이 경제 정책의 주요 목표인 만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에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부당하게 제품 가격을 올린 기업에게 가격 인하 규정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에 벌칙을 부과한다고도 했다. 법인세도 현행 21%에서 28%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에게는 부담이 되는 요소다.

국제금융센터는 해리스의 공약과 관련해 추가 관세도입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는 트럼프의 정책방향과는 대조적인 내용인 동시에 기업에게는 도전 요소라고 평가했다. 외환시장에 있어서 해리스와 트럼프 정책의 가장 큰 차이는 불확실성에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정책적 불확실성이 덜한 만큼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 역시 작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에도 부담이 높아진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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