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분석
AI 투자 확대 속 생산능력 한계…수출 호조 지속 전망
올해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재차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역시 경쟁력을 회복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로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이 꼽혔다.
AI 투자 늘어나는데 생산능력 한정돼 수출 호조 지속
5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6년 반도체산업 수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18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우리 반도체 수출이 17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구소는 이러한 수출 강세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D램의 경우 70%에 달하며, 낸드플래시 역시 50%대에 이른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수록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출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AI 추론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수익성 중심의 '질서 있는 증설'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2018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대했지만, 2019년 경기 둔화로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업체들이 보다 신중한 증설에 나서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혜 수은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생산능력 확대가 어려워 올해 말까지도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 용량을 HBM과 고용량 DDR5에 우선 배정하면서 PC·모바일 등 소비자용 칩 생산 여력이 줄어들고 있고, 삼성전자를 제외한 D램 업체들은 장비를 설치할 공간 부족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경쟁력 회복 전망
연구소는 올해 국산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한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이용 증가와 파운드리 경쟁력 향상 등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AI 반도체 성장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아직 2%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 S26에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가 탑재되면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올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주를 본격화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7.3%로 TSMC(70.2%)에 크게 못 미치지만, 올해는 테슬라·애플 등 주요 고객사 물량을 수주하면서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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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이 지목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관세 부과 방식에 따라 반도체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약속한 우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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