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는 모습 보고'…남의 집 찾아가 30분 넘게 문 두드린 남성

일면식 없는 여성 집 문 30분간 두드려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진술에도…'강간 예비죄' 성립 안돼
기소유예 처리에 누리꾼 '부글부글'

"샤워하는 거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한 남성이 일면식 없는 여성 집을 찾아가 30분간 문을 두드리는 등 위협을 가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고 말했지만 기소유예로 사건이 종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여성이 공개한 CCTV 영상 속 이웃 남성 모습. [사진출처=보배드림 캡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조현병 환자가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볼라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며칠 전 집에서 자고 있는데 누가 문을 30분 동안 미친 듯이 두드리고 벨을 눌러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현관 CCTV 속 가해 남성의 모습을 보면 모자와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렸고 한쪽 손엔 니트릴 장갑을 끼고 있다.

문을 두드린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체포 당시 "12월부터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집주인 아들로 밝혀진 이 남성은 조현병 환자로, 아파트 옥상에서 A씨가 샤워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본 것으로 파악된다.

A씨는 이 남성이 "1층에서 누군가가 들어올 때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따라 들어왔고 심지어 오른손에만 니트릴 장갑을 끼고 있었다"며 "초인종을 누르고 쭈그리고 앉아서 인터폰에 얼굴이 안 나오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당시 강간 예비죄 혐의로 신고하려면 '피해자가 반대했을 때 어떻게 하려 했냐'는 질문에 남성이 '강간하려고 했다. 강압적으로 하려고 했다'는 말을 해야만 한다더라"고 분노했다.

단순 '주거침입죄'만 인정돼…기소 유예로 마무리

해당 사건은 단순 '주거침입죄'만 해당돼 검찰로 넘어가 기소 유예로 마무리됐다. 가해 남성의 보호자는 "솔직히 말해서 사람이 눈이 있고 창문이 이렇게 열려있지 않느냐"며 "샤워하든 뭘 하든 보라고 있는 거고 시선이 당연히 갈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는데 예비 강간죄는 아니다?" "나라면 바로 이사 감.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보호자 태도 보니까 자식이 왜 저러는지 알겠군" "한 번만 더 찾아오면 스토킹으로 신고하라" "집 앞에 CCTV 여러 개 달아야 할 듯" "기소 유예라니 대단한 대한민국"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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