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vs '허위주장 경고'‥고려아연 공개매수 막판 기싸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이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분쟁에서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금융감독원에 영풍·MBK 공개매수 마지막 날 단시간 내 주가가 급락한 것에 대해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공개 매수를 앞두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켜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조사를 요구한 부분은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 12분 당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1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대항 공개매수 가격을 영풍·MBK 연합(83만원)보다 높은 89만원으로 상향하고, 최대 매수 물량을 총 17.5%에서 20%로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일 한때 장중 주가가 83만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에서는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은 뒤 약 2시간 만에 당일 최저가인 77만9000으로 내려갔고, 결국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에 장이 마감됐다.

고려아연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여러 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며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에 MBK는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면서 반발했다.

MBK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110만주 이상, 5.34%의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만큼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분들께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입장인데, 그러한 입장과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 자본이나 협력 업체들의 참여설 등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주가 상승을 유도해왔고, 공시 전에 이사회 개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무리하게 자극한 것은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 과정 내내 일삼았던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없는 흑색선전과 허위 주장,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등은 이제 그만두시길 바란다. 그리고 반성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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