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김건희 라인 없다' vs 친한계 '아직 안 끝났다'

김종혁 "대통령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한동훈 "내가 말한 조치 반드시 실행해야"

'김건희 여사 라인'은 없다는 대통령실의 공식 해명에도 친한계의 의혹 제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친한계는 다음 주 초로 예정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독대에서도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활동 자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5일 통화에서 "(대통령실에)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엔 오직 대통령 라인만 존재한다는 입장에 대한 반응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에서 김 여사에 대한 문제를 언급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 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을 회상해 본다면 과연 합리적인 설명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당직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에 김 여사 라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나"라며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해명을 더 충실히 하거나 인적 쇄신 조치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공적 지위가 없는 김 여사의 라인 같은 것이 존재해선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친한계는 "대통령실에 그런 라인이 없다면 없다고 해명하면 된다"는 입장이었으나, 국민의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해명만으론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실과 김 여사에 대한 여론 악화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김 여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 활동 자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날 김 여사가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와 나눈 카톡에서 '오빠'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도 "국민이 보기에 안 좋은 일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 제가 이미 말한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명씨가 김 여사를 비롯한 여권 관련 폭로를 계속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셈법도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예정된 재·보궐 선거 결과가 안 좋게 나올 경우 친한·친윤계가 서로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있어 여권 혼란은 계속될 수 있다.

정치부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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