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수기자
최근 티웨이항공 2대 주주로 올라선 대명소노그룹이 여러 금융회사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에서 450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았고, 모 증권사와는 수천억 원대의 자금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대명소노그룹이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해외 리조트 인수 등 해외 투자에 쓸 돈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이 여러 금융회사를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핵심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신한은행 주관으로 450억원의 3년 만기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국 각지에 있는 리조트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리조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소노인터내셔널이 핵심 자산의 상당 부분을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조달한 자금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옛 대명호텔앤리조트 시절 신한은행에서 5년 만기로 빌린 700억원의 차입금 만기를 맞았다. 10회 분할 상환하기로 한 이 담보대출은 일부 원금을 상환한 후 잔액이 475억원가량 남은 상태였다.
대명소노그룹은 추가로 모 증권사와 수천억 원 단위의 자금 조달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의 용도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외 대형 리조트 인수 자금으로 쓸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대명소노그룹이 공격적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설이 제기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JKL PE)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보통주 3209만1467주(14.90%)를 주당 3290원에 1056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최초 지분 매입 과정에서 소노인터내셔널이 그룹 상조 계열사인 대명스테이션으로부터 50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고객 돈인 상조업 선수금을 빌려 항공사 지분 인수 자금으로 써 논란이 일었다.
2개월 후인 8월에는 다른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이 JKL PE에 콜옵션(주식매수권한)을 행사해 잔여 지분 11.87%를 708억원에 인수했다. 두 차례에 걸친 지분 매입으로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지분은 26.77%에 이르러 2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29.99%)와의 지분 격차는 3.2%로 줄어든 상태다.
현재 티웨이홀딩스는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티웨이항공 지분 29.99%를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홀딩스는 예림당과 나성훈 부회장 등의 특수관계인이 지분 46.94%를 갖고 있다. 예림당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관련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분쟁처럼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관측에 대해 대명소노그룹은 "절대 공개매수를 할 일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정 지분 보유자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지만,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 기관은 없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티웨이항공 지분을 인수해 놓고 2대 주주로 머물러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조만간 공개매수를 하거나 다른 지분 보유자와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추가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지분을 최초 매입한 지 4개월이 지나는 동안 대주주인 예림당 측의 경영권 방어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면서 "주가 상승을 우려해 드러나지 않게 물밑에서 움직이거나 예림당 측과 합의된 상태에서 지분을 인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해외 리조트·호텔 인수 자금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한진그룹의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와 미국·프랑스 호텔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대명소노그룹 2세 경영자인 서준혁 회장이 추가 해외 투자를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았다"면서 "서 회장이 국내외 리조트 ·호텔 투자를 확대하면서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해 여가-항공 사업 간의 시너지를 모색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