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한강 맞지? 코리아라고 한 거 같은데? 와아"
지난 10일 오후 8시께 민음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민음사TV'의 라이브 방송에 나온 직원들의 목소리다. 이날 3000여명의 시청자는 민음사 라이브 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이들은 한국인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가 한강의 이름이 불리던 순간을 지켜봤다. 한강 작가의 이름이 발표되자 대화방에는 그의 이름이 연신 올라왔다. 조회 수 20만 회를 넘은 이 영상 댓글에는 "발표 순간을 함께하다니 감격스럽다", "뭔가 현실감각이 없다",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우리는 한강 보유국"이라는 글이 달렸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쓴 순간을 함께한 기쁨이었다.
한편, '한강 특수'를 맞은 출판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이례적인 '오픈런'과 '품절 대란'이 벌어졌고, 한강 책 판매량이 서점마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까지 급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 기준 한강의 책은 10만 3000부가량 팔려나갔다. 실시간 베스트셀러 1~9위까지가 모두 한강 작품이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순이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모두 신규 진입했다. 이 중 1~7위까지는 재고가 소진돼 모두 예약 판매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도 노벨상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알라딘에서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판매량은 전일 대비 각각 901배, 521배 뛰어올랐다. '소년이 온다'는 10일 노벨상 발표 직후부터 자정까지 분당 18권씩 판매됐다. 2016년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당시 분당 7권씩 판매됐던 기록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소설 '흰'은 판매량이 2072배, '작별하지 않는다'는 1,719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