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도중 벌떡 일어나 괴성을 지르고 모욕적인 말을 하며 교사를 조롱하는 학생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수업 중 교권을 침해하고 학습 분위기를 망치는 학생의 모습이 담긴 제보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한 학생이 수업 시간 중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의자 위로 발을 올리고 "우이우이우이~"라며 의미를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 학생은 교사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책상 위에 올라가서는 조롱하는 듯한 몸짓을 했고 교사를 향해 일본어로 '바보'를 뜻하는 단어를 외쳤다.
같은 학교 3학년 학생이라는 제보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모습이 교권 침해라 생각해 제보했다고 한다. 제보자에 따르면 수업을 방해하는 영상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학생은 해당 고등학교 학생회 간부다. 제보자는 "너무나 떳떳하게, 아무렇지 않게 이런 영상을 찍어 올린다는 게 괘씸했다"며 제보 이유를 밝혔다.
이에 박지훈 변호사는 "'기강 잡기'라고 표현하면서 한 건데, '나는 다른 학생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마트 등에서 괴성을 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촬영해 SN에 올리는 것이 유행했다"며 "그걸 교실에서 하는 게 다시 유행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범죄심리수사 전문가인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주목적은 튀는 행동을 통해서 남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심리"라며 "인간으로서의, 정상인으로의 삶을 벗어나는 궤도 이탈을 통해 찍고 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학생 인권이라는 개념 아래에 제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이 안 되니까 저런 짓을 하는 것. 선생님 앞에서도 그렇게 한다는 건 무서운 사람이 없다는 거다.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90년대에 저랬으면 어떻게 됐을까" "집에서 자식 교육 좀 제대로 시켜라" "선생님들 너무 힘들 듯" "이러니 교사 안 한다고 하지" "교권 추락의 현장" "절대 교사 하지 마라" "이 영상에서 제일 재밌는 건 교사가 아무 행동도 할 수 없다는 것" "자유가 방종이 되는 현실" "이래도 체벌이 필요 없다고?"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 "학생 인권 운운한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교권 침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교사 본인 요청으로 학년 중에 담임교사가 교체되는 사례가 매년 늘어 지난 4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권 침해 등에 따른 의욕 상실이 원인으로 보인다. 9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국공립 초·중·고 담임 교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203명의 담임 교사가 학년 중 교체됐다. 이는 2022년도의 206명보다 약간 줄어든 것이지만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71명과 비교하면 2.9배에 이른다. 2021년에는 142명의 담임이 도중에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