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후계자, 공습으로 사망 추정'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로 지하 정밀 폭격
이스라엘 “그가 생존했을 가능성은 작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던 하셈 사피에딘이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신화통신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TV가 고위 당국자를 인용, 지난 3일 이스라엘이 폭격한 지하 단지에 사피에딘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그를 표적으로 삼아 지하 구조물을 폭격했으며, 그가 이 공격에서 생존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폭격 당시 정확한 타격을 위해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직격탄(JDAM) 키트를 장착한 벙커버스터는 강화 콘크리트 1.7m를 관통한 이후 터지는 폭탄이다. 쉽게 말해 지하벙커를 뚫고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폭탄이다. JDAM 키트는 유도 부분과 꼬리날개로 이뤄져 GPS를 이용해 재래식 자유낙하폭탄을 표적까지 정확하게 인도하는 기능을 한다.

이 폭탄은 이스라엘이 앞서 나스랄라를 제거할 때도 사용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8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벙커버스터를 연속으로 투하해 지하 깊은 곳까지 파괴하는 방식으로 나스랄라를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셈 사피에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화통신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아직 사피에딘의 상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사피에딘의 운명은 명확하지 않다”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그의 생사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피에딘은 1964년 레바논 남부 이슬람 시아파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이란에서 유학하며 이슬람교를 공부했다. 그는 나스랄라의 사촌이며,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군 드론에 암살당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와도 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사피에딘은 1992년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오른 직후 집행위원회 조직을 맡아 30여년간 헤즈볼라의 훈련 시스템, 외국 투자를 비롯한 재정 부문 등을 전담해 관리해 왔다. 미국 국무부는 2017년 5월 그를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명단에 올려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다. 사피에딘이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을 위협하는 테러를 저지를 심각한 위협을 안고 있다는 이유에다.

지난달 17∼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수천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헤즈볼라 간부들이 대거 숨졌을 당시에는 나스랄라를 대신해서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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