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내놔'…흉기 들고 부모 위협한 20대 아들

대전지법 천안지원, 징역 3년 6개월 선고
과거에도 용돈 안준다며 수차례 부모 폭행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부모를 협박하고 폭행한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5)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청사 전경[사진출처=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12월 충남 아산의 부모 자택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데 이어 말리는 어머니까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10만 원을 달라"고 부모에게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다. 거절에 격분한 그는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와 부모를 협박해 10만원을 빼앗았다. A씨는 이렇게 부모에게서 가로챈 돈을 유흥비로 사용했다.

A씨는 과거에도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자신의 부모를 때리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A씨의 부모는 수사기관에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A씨는 선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전에도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과 협박을 반복적으로 저질렀지만, 그때마다 부모는 수사기관에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선처받았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반성하기는커녕 다시 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개전의 정을 찾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월에도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집안 물건을 깨부수고 이를 말리는 노부모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40대 패륜아들이 부모의 처벌 불원에도 불구하고 징역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었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박성민 부장판사)은 노인복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B씨(4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B씨는 지난 4월 30일 강원 홍천 부모 집에서 60대 어머니의 안경을 바닥으로 던져 부러지게 하고, 커피포트와 식탁 등 물건을 던져 망가뜨린 데 이어 이를 말리는 70대 아버지를 밀쳐 넘어뜨린 뒤 몸 위로 올라타 목을 조르고 주먹질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B씨는 돈을 빌려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부모가 돈이 없다며 거절하자 홧김에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다. 또 그는 홍천 지역 법당, 식당, 버스터미널 매표소 등에서 이유 없이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여러 차례 망가뜨린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복해 다수의 재물손괴 피해가 발생했고, 이들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피고인의 부모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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