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결론 임박…유예로 기우나

일부 폐지 주장…"주식시장 불안정성 키워"
한투연 "주식은 선반영…이재명, 수백조 변상하라"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할지, 아니면 유예할지 결정한다. 일부에서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조세 정의를 지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유예로 기울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가 사라지는 게 곧 주식시장 밸류업이라며 계속 폐지를 촉구했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 토론회 참석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 관련해 결론을 낼 방침이다. 의총에서 나온 금투세에 대한 의견을 지도부가 종합해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지도부 역시 금투세에 대한 방침을 내놓으면서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금투세 유예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 폐지를 압박하고 있지만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까지 금투세 시행을 주장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 역시 금투세 유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7월에도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주식시장 관련 제도 개선을 전제로 한 금투세 유예를 주장했다.

유예 시기는 다음 정권에서 금투세 시행 여부를 다시 결정할 수 있는 2028년 이후로 전망된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금투세 시행 시기를 3년 정도 유예해서 증시 개혁과 부양 검증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과거 오류의 반복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면 정책 시행력도 약해진다"고 밝혔다.

다만 폐지론도 일부 나오는 상황이다. 먼저 폐지론을 꺼낸 인물은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근 상황을 보니 금투세가 주식시장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것 같다"며 "이제는 폐기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당내 지도부에서도 폐지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최고위원 간 간담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 정문앞에서 열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단체들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시위 현장에 찾아가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국민의힘은 개인 주식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 등을 압박하며 금투세 폐지를 촉구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주식은 선반영이다. 민주당 일부 정신병자 같은 의원은 금투세 시행하지도 않았는데 금투세 때문에 하락했냐는 정신 나간 소리 한다"며 "주식시장을 전혀 모르는 민주당 의원이 주식시장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벌써 1년 동안 주가 폭락을 야기한 금투세를 폐지하고 이 대표가 수백조원을 변상하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금투세 폐지가 거의 다 왔다"며 "우리 정치는 금투세 폐지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 증시를 밸류업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정치부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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