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현대차 최신 첨단기술 다 담았다' 캐스퍼 EV

현대차 소형 전기차 캐스퍼 EV
차급 경계 넘어선 '첨단기술 집약' 차종
급발진·전기차 화재 예방 기술 적용
경차 꼬리표 떼고 넓은 공간 활용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주행 성능도 우수

‘현대자동차 첨단 기술이 집약된 2000만원대 전기차.’

현대차의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수식어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해선 적어도 2000만원 중반에서 소비자 접근 가능한 제품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트렌드에 민감한 전기차 차주들을 만족시킬 만한 첨단 사양 탑재가 필수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여는 첨병으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내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을 갖춘 차다. 차급의 경계를 넘어선 ‘하극상’ 차종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현대차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을 넘기 위해 캐스퍼 일렉트릭의 상품성을 극도로 끌어올린 덕분이다. 지난달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직접 시승해봤다.

현대차 캐스퍼 EV[사진=현대차]

급발진·전기차 화재 예방 기술 적용

현대차는 신차 캐스퍼 일렉트릭에 차급을 넘어선 첨단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자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급발진 의심 사고를 줄일 수 있는 ‘페달 오조작 방지 안전 보조(PMSA)’ 장치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혼동해서 갑자기 풀액셀을 밟을 경우 차량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차를 멈추게 한다.

현대차 캐스퍼 EV[사진=현대차]

이날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을 체험해봤다. 차량 앞에 장애물을 설치한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빠르게 밟았는데도 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분명 장애물이 있는데도 풀액셀을 밟았다면 이는 사람의 오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첨단 안전 기술은 배터리 사전 진단 기술이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가동해 주차, 충전, 주행 중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차주에게 문자로 알려준다.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미세한 배터리셀 단락이나 과충전 등을 차량이 알아서 제어해준다.

경차 꼬리표 뗀 캐스퍼 EV

캐스퍼 일렉트릭의 또 다른 강점은 동급 차종 대비 넉넉한 공간 활용성이다. 이날 캐스퍼 일렉트릭 뒷좌석에 앉아봤다. 키 160㎝인 기자가 앉았더니 무릎 앞, 머리 위 공간이 충분했다. 뒷좌석 등받이를 젖힐 수도 있어 소형차 뒷자리치곤 넓고 쾌적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 버전 대비 전장을 230㎜, 휠베이스를 180㎜ 늘린 덕분이다. 차량의 앞뒤 길이가 길어지면서 뒷좌석 승객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여기에 뒷좌석을 앞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서 트렁크 공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적재 용량은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47ℓ 늘어난 280ℓ다. 여기에 뒷좌석을 앞으로 밀면 최대 351ℓ까지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 캐스퍼 EV 1·2열 좌석을 모두 접은 모습[사진=현대차]

현대차 캐스퍼 EV 2열 공간[사진=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차박을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홀로 차박’ 정도는 가능해 보인다. 차에서 다리를 뻗고 쉬거나 골프백, 서프보드 같은 기다란 짐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1·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캠핑 시 활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차급 대비 넉넉한 배터리(49kwh)를 탑재하고 전기차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V2L(양방향 충전 기술)도 적용했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주행 성능도 우수

캐스퍼 일렉트릭이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외관상 달라진 점은 차량 전면·후면 램프에 적용된 픽셀그래픽이다. 이 그래픽 디자인은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에도 적용된 것으로 전기차 라인업의 통일감을 형성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운전석에선 10.25인치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와 충전 잔량 등 차량의 상태를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스티어링휠(운전대), 컬럼식 기어 장치, 주차를 돕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차 캐스퍼 EV 인테리어[사진=현대차]

주행 성능도 빠지지 않았다. 소형 전기차인 만큼 부드럽고 날렵하게 움직였고 가속 성능도 빠른 편이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최고 출력 84.5kwh, 최대 토크 147Nm의 힘을 내는 모터가 장착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49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1회 충전하면 315㎞를 달릴 수 있다. 315㎞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주행 가능한 거리다. 배터리는 30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날은 낮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여름이었다. 에어컨을 최대로 틀고 경기도 고양·파주 일대를 달려봤다. 고속도로를 오가는 주행에서도 6.8㎞/kwh의 전비를 기록했다. 이 차의 공인 전비는 5.6㎞/kwh다(15인치 타이어 장착 복합 전비 기준).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세제 혜택 후 출시 가격이 3000만원이 안 되는 2990만원이다. 여기에 국고보조금 520만원과 각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20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 캐스퍼 EV[사진=현대차]

산업IT부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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