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직장인 5명 중 1명은 사내에 설치된 CCTV로 직장 내에서 감시를 받았거나 동료의 감시를 목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가 29일 공개한 '업무용 사내 메신저 및 사업장 내 CCTV'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업장 내 CCTV가 설치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5.7%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22.2%)은 실제 CCTV 감시로 업무와 관련한 지적을 받거나, 동료가 지적받는 상황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CCTV 설치 당시 직원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직원들에게 물어본 결과, '아니다'가 34.6%, '잘 모르겠다'가 34.6%로 가장 많았다. '그렇다'는 30.9%였다. CCTV 설치구역 안내판이 부착 여부에 대해서는 '없다'는 답변이 37.4%,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17.2%를 기록했다.
'안내판 없음' 또는 '잘 모르겠다' 응답은 비정규직과 비조합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한 경우 해당 설치구역에 CCTV 설치 목적과 촬영 장소, 범위, 관리책임자 연락처 등이 담긴 안내판을 부착해야 한다. 어길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업무용 사내 메신저 경우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업무용 사내 메신저를 사용하는 직장인 중 메신저 내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안내받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업무용 사내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490명 중 37.3%가 '안내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일부 업무용 사내 메신저에는 직원들의 메시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있는데, 이 사실을 모르는 직장인이 5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CCTV나 메신저를 활용한 '전자 감시 갑질'의 경우 노동자를 보호할 법과 제도가 턱없이 부족하고, 노동관계법령이 아닌 개인정보보호법이나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통해 관련 규정이 정해져 있어 사용자와 노동자가 불평등한 관계에 있는 노동관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을 통해 CCTV나 메신저,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한 감시 갑질을 규율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