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가스 대란 우려…“LNG 가격 치솟을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퍼펙트 스톰 시나리오

올 겨울 유럽, 아시아에서 가스 공급 대란이 발생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글로벌 LNG 시장이 곧 첫 번째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면서 “(여러 요인들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가스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이번 겨울은 이상기후로 전 세계 여러 곳에서 한파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타드에너지는 유럽, 아시아에서 강추위가 발생할 경우, 가스 추가 수요가 각각 210억㎥, 150억㎥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해당 지역 수입량의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스 공급문은 막혀 있다. 먼저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고됐다. 우크라이나가 2019년 12월 러시아 가스프롬과 맺은 가스관 사용 허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계약은 올 연말로 만료된다. 더 이상 러시아산 가스가 우크라이나 땅을 지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준 15억㎥의 가스가 이를 통해 유럽으로 운반됐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현 EU 전체 가스 수입량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전쟁 전인 2021년(45%)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어오는 러시아 가스의 라벨을 아제르바이잔으로 바꾸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여러 변수 탓에 가스 공급은 이전보다 많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규 가스 수요는 LNG를 통해 조달해야 한다. 유럽은 가스 파이프 수입이 한계치에 도달했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국 대부분은 해상 무역을 통해 가스를 수입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경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거래된 가스 양의 7%에 해당하는 2600만t의 LNG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LNG 공급 역시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북극 LNG 2 터미널은 미국의 제재 이후 내년까지 연간 최대 1300만t의 LNG를 수출할 수 없다. 유럽의 안정적인 LNG 공급처로 떠올랐던 이집트 최대 가스 생산지 ‘조르’에서는 생산량이 자연스레 줄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LNG 수출시설 규제에 적극적이다. 내년 가동될 예정인 미국 대형 LNG 터미널 텍사스의 골든패스프로젝트의 수석 계약업체는 파산했다. 이는 이곳 터미널의 내년 생산 가능 용량 25~30MTPA(1MTPA=연간 100만t) 중 15MTP만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유럽은 LNG 화물을 놓고 아시아 국가와 경쟁하게 될 것이며 이는 현물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컬럼비아 대학의 앤-소피 코르보는 내년 초 LNG 가격이 100만BTU당 16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아시아 LNG 가격은 현재 100만BTU당 13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에너지 대란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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