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시절 1109억원을 들여 만든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를 추진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시는 23일 중구 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 일부 구간을 철거하고 지상부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였다. 공청회에서는 공중보행로 이용이 저조한 데다 보행·가로 환경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 한편 1000억원을 넘게 투입한 시설물을 2년 만에 철거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이란 비판도 있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의 다리다. 2016년 세운상가 일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2022년 전 구간이 개통됐고 사업비로는 1109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공중보행로 일일 보행량을 조사한 결과, 실제 보행량이 계획 당시 예측치의 6.7%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선 삼풍상가와 PJ 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에 설치된 보행교 구간을 철거할 계획을 세웠다. 나머지 750m 구간은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원순 지우기'란 지적도 나온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이모 씨도 "공사를 4년 동안 해 놓고 인제 와서 철거한다니 세금 낭비에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시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심의 등을 거친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일부 구간 철거 및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