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우선 저희 가게를 오시려면 오사카 순환선 JR 후쿠시마 역에서 내리세요. 개찰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서 요시노야의 앞에서 보시면 호텔 한신 아넥스와 후쿠마루 거리가 보입니다. 거기서 왼쪽으로 도세요. 다시 공원을 지나 골목을 들어가서 왼쪽을 보세요. 그러면 도착하신 겁니다. 아 비오는 날은 간판이 없어서 더 찾기 어려울 겁니다."
‘일본 제일 찾기 어려운 구두방’을 지향한다는 한 업체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찾아오시는 방법’이다. 쉬운 코스도 있다. 업체측은 "저희가 알려드린대로 오신다면 더 이상 조난의 걱정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도저히 찾지 못하겠다면 연락주세요. 구조해드립니다"면서 "단, 구조비용은 받습니다. 거짓말입니다"고 했다.
간판이 없거나 주소를 찾기 어려운 가게는 국내서도 '은밀한 매력', '숨겨진 맛집 찾는 재미' 등으로 화제가 돼 왔다. 일본서도 비슷한 가게들이 인기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온라인판에서 ‘간판없고 주소 비공개인 찾기 어려운 음식점에 가고 싶어지는 이유’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에 등장한 도쿄 시부야의 한 카페는 간판이 없는 대신에 주소는 비공개다. 월 회비(5천원)를 내면 주소를 가르쳐준다. 2년 전 오픈해 회원은 2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500명이 있다고 한다. 한 고객은 기사 인터뷰에서 "주 1회 정도 방문하면 좋고 문을 열었을 때의 깜짝 느낌이 좋다. 친구를 데려온 적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고객은 "회원끼리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서 6개 점포를 둔 파르페 바도 비슷한 경우다. 이곳도 회비(월 3000원부터)를 받는다. 매체가 8월 방문했을 때 가게 안 10여개의 좌석에는 2030 여성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파르페와 칵테일 가격은 한화 4만원이 훌쩍 넘는다. 회원 모집도 부정기적으로 추첨제로 실시하지만, 그때마다 인기가 있다고 한다. 도쿄에서 라면 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예약을 받고 나서 주소를 알려준다. 은신처 같아서 다른 사람에게 주소를 가르쳐 주고 싶지 않다는 고객들의 평가가 있다"면서 "가게를 찾는 것이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향신료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