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해외 출장 중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자의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서울 한 대햑교수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 A씨의 제보가 방영됐다. A씨는 2019년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올해 2월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지도 교수 연구실의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4월 A씨는 B교수와 함께 해외 학회에 참석했고 일행들과 술자리를 갖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술자리에 있던 일행들이 술을 사러 나가자 B교수는 "키스해도 돼?"라며 A씨의 뒤통수를 잡고 강제로 입을 맞췄다. A씨는 "저항하려고 해 봤다. 하지만 머리와 손이 붙잡혀 있는 상태여서 쉽게 밀쳐지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후 B교수는 다시 한번 입을 맞추며 옷 안으로 손을 넣으려 하기도 했다. A씨가 완강하게 거부했으나 B교수는 약 10분간 추행을 이어 나갔다.
성추행을 당한 A씨는 눈물을 닦고 화장을 고쳤다. 일행들이 돌아왔을 때 성추행당한 사실을 들킬까 두렵고 수치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본 B교수는 "티 나면 안 되니까?"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게다가 A씨가 "사모님도 계신 분이 왜 이러시냐"라고 말하자 B교수는 "너도 남자 친구 있잖아. 키스 한 번 더 해도 되나?"라며 조롱했다. B교수의 성추행은 일행들이 돌아오고서야 멈췄다.
B교수는 이후 "면목 없다.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라며 사과했지만 A씨는 "연구실에서 퇴사하겠다"고 알리며 변호사를 선임했다.
귀국 후에도 B교수의 가해는 이어졌다. B교수는 A씨에게 "너무 술에 취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성적 욕구 취하려 했다면 아무 저항도 못 하는 학생 때 했겠지. 왜 졸업한 박사에게 했겠냐"라고 했다. 또 연구실 내 다른 박사에게 "걔도 동의한 줄 알고 한 거다"라며 2차 가해를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A씨는 결국 자가면역성 뇌수막염에 걸려 한 달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아직 모르는 부모님이 알게 될지 걱정되지만 이대로 사건이 묻힐까 봐 두려워 제보를 결심"했다며 "학교도 이 사안의 엄중함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 제보했다"고 제보 이유를 밝혔다.
B교수는 이번 학기 강의를 건강상을 이유로 폐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교수는 곧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명확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