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기자
이기민기자
외교·통일·안보 분야를 다루는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시간보다 5시간 늦게 열린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불참 통보를 두고 여야가 격돌하면서 대정부질문 개의 시간 자체가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정당한 불출석 사유를 제시했고, 여야가 모두 동의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정부질문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맞섰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국회 대정부질문은 5시간 연기된 오후 7시에 개의될 예정이다. 여야는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대정부질문 불참을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조 장관과 김 장관이 이달 9일 서울에서 개막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참석 등 정당한 불출석 사유를 제시해 여야의 승인을 얻었다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외교부의 경우 8월 3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요청을 했다"며 "민주당은 9월 3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양해 확인서를 외교부 측에 전달했고, 국민의힘도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대리출석 양해 확인을 했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또 국방부도 지난 5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상황을 여야에 전달했고, 전날 양당 원내대표가 직인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대정부질문 국무위원 출석 여부는 일찍이 본회의를 통해 결정했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양당 교섭단체의 승인, 동의를 받아 불출석하게 된다"며 "국제행사로 불가피하게 참석하기 어렵게 됐다고 알고 있고 양당과 국회의장 허가를 득해서 불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두 장관의 국회 불출석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무위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따라 국회를 대놓고 무시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이자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불출석을 고집할 경우 이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이 밝힌 불출석 사유에 대해 "기념 촬영, 주제 발표, 토론과 만찬 등이 중심이고 장관 참석이 필수적인 양자 회동 등은 늦은 시간에 진행된다"며 일정 참석은 국회 출석을 피하려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정부질문 질문자로 예정된 민주당 및 조국혁신당 의원들 역시 성명을 내고 "외교부·국방부 장관 없이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하라는 것은 국회 능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정부질문 계획과 국무총리 및 관계부처 장관 출석 요구의 건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함께 통과시킨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회 출석을 촉구했다.
이후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가진 후 기자들을 만나 두 장관의 오후 2시 대정부질문 불참 통보에 대해 "이게 (정부 인사의 국회 일정 불참) 윤석열 정부의 흐름으로 이해가 되기 때문에 (대정부질문을) 연기를 하거나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조 장관은 오후 7시, 김 장관은 오후 9시 대정부 질문에 오는 것으로 조정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