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략 속도내는 中전기차…1년새 34%↑

내수 주춤한 대신 가파른 속도로 해외 공략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위주로 바뀌어
"국내 전기차 산업 지원할 정교한 정책 필요"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전부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빠른 속도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경쟁력을 하루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중국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계 자동차업체가 중국 이외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총 41만9946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보고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자국 내수 둔화 속에 미국과 유럽 등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무역 장벽이 낮은 신흥시장을 공략한 결과"라며 "특히 최근 수출 증가는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철수한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 판매가 급성장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은 2018년 2703만대를 정점을 기록한 뒤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2400만~2500만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수출은 같은 기간 102만대에서 지난해 491만대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업체의 수출 비중은 16.3%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올랐다.

특히 전기차의 성장이 주효했다. 정체된 내수시장에서도 전기차는 2019년 123만2000대에서 지난해 827만8000대로 연평균 61%씩 급성장했다. 수출용 전기차 출하량도 지난해 기준 120만3000대로 전년 대비 77.2%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5.4%에서 지난해 24.5%까지 올랐다.

주요 수출 차량도 상용차 중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확대됐다. 수출국도 2010년대 중반에는 이란, 인도, 베트남, 이집트 등이지만 최근에는 러시아, 벨기에, 호주, 영국 등 선진국 비중이 늘었다.

보고서는 "BYD(비야디)와 지리,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업체들은 내수시장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뿐만 아니라 현지생산, 생산과 기술 제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라며 "특히 관세 회피, 물류비 절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공장 설립, 인수, 조인트벤처(JV) 설립과 같은 방법으로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어 시장 환경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경쟁력의 비결로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친환경차) 산업 집중 육성과 함께 ▲10년 이상 지속된 구매보조금 제도 ▲전기차 핵심 소재 공급망 주도권 ▲가격경쟁력 확보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한국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재와 배터리, 제품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생태계 기반을 확충하고 정부도 정교한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아세안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전기차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업체의 세계 전기차 시장 내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KG모빌리티(KGM)의 세계(중국 제외) 전기차 판매량은 24만91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은 성장이 주춤하지만 앞으로 미래차 시장은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전기차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전략기술 연구개발 투자 지원, 전기차 보조금 확대, 인력 양성 등 지속해서 지원하고 육성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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