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내각서 5명 줄사퇴 '개각 신호탄'…전력공사 사장도 해임

"러 드론 못 막은 죄"…우크라 전력공사 사장 해임 논란
방어시설 구축 실패 책임물어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영 전력기업인 우크레네르고 대표를 러시아의 공습에서 전력인프라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해임된 우크레네르고 대표가 중상모략에 의한 것이라고 반발하는 가운데 내각 장관 5명도 줄사퇴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크레네르고의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대표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러시아군의 대규모 무인기(드론), 탄도미사일 공습으로 수도 키이우와 주요 대도시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는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발전소의 방어시설을 강화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쿠드리츠키 대표에게 책임을 물었다.

쿠드리츠키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력 인프라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 아니다"라며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인물들이 중상모략을 벌여 해고됐으며, 나는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정부 내 우크레네르고 감독위원회 소속 위원 2명은 해당 조치가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사임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기업 대표가 해임 조치된 직후 내각장관 5명이 줄사퇴를 발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임시점령지역 재통합 장관, 올하 스테파니시나 유럽통합 담당 부총리,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부 장관, 데니스 말류스카 법무부 장관, 루슬란 스트릴레츠 환경보호천연자원부 장관 등 5명이 우크라이나 의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사임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임 소식은 여러 우크라이나 장관의 교체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수개월간 이어진 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각 개편이 임박했다"고 밝힌 이후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내각 및 주요 공기업 대표들에 대한 하마평이 시작됐었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집권당인 국민의종 다비드 아라카미아 대표도 이날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현재 장관의 절반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일(4일)은 해임의 날이며, 그 다음날(5일)은 임명의 날이다"라고 강조했다.

기획취재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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