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투기 지적하며 '거지면 거지답게'…임대주택 공지문 '시끌'

"나는 돈 없는 거지…다른 입주민들은 부자냐"
담배 꽁초 투기에 분노 "청소 용역비 아껴라"
"불쾌하다"vs"오죽했으면" 누리꾼 설왕설래

논란이 된 한 LH 공공임대주택 내 공지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임대주택 자치회장이라는 사람이 입주민들을 향해 '거지'라는 단어로 막말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LH 공공임대주택에 붙은 공지문이 올라왔다. 해당 공지문의 작성자는 자신을 자치회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더운 여름 힘이 많이 드시지 않느냐"라고 운을 떼며 "솔직히 나는 돈 없고, 집도 없는 '거지'다. 그래서 나라의 도움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 외에 입주민분 모두는 돈이 많고, 다른 곳에 집도 있고, 부자라서 이곳에 왔느냐"고 반문하며 "그렇다면 나만 거지인가"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자치회장은 "나는 우리 모두를 위해, 아니 나를 위해 얼마만이라도 아파트 관리비를 절약하고자 애쓰고 있다"며 "이 글의 뜻은 '담배'다. 누구나 피울 수 있지만, 아무 곳에나 버리면 누가 그 담배꽁초를 치우겠느냐. '청소 용역'이다"라고 글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우리 아파트 청소 용역 분들이 몇 분인지 알고 있느냐. 그 청소 용역비를 LH에서 주느냐"며 "담배를 피우더라도, 제발 아파트 단지 내 바닥에 버리지 말아라. 집 한 채 없어 이곳에 온 '거지'라면, '거지'답게 조금의 돈도 절약하며 살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거지가 이기적이면 쪽팔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공지문의 내용을 볼 때,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흡연 후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려 청소 용역에 비용이 지불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자치회를 맡고 있는 입주민이 이를 알리고 입주민들의 행동을 시정하고자 공지문을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비상식적이고 무식하다", "비하와 혐오로 얼룩진 글이다", "표현은 잘못됐지만 글을 쓴 취지는 이해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