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마트 맞나요?' 감탄사 연발…죽전 스타필드 마켓

신세계프라퍼티와 협업한 '스타필드 마켓'
임대매장 70%로 늘리고 주민 위한 특화공간도
아이와 부모 위한 특화공간에 주민들 "만족도 커"

"아이 때문에 주말만 되면 집에서 좀 떨어진 쇼핑몰로 나가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2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푹푹찌는 무더위를 피해 들어선 인파들로 북쩍였다. 약 5개월간 재단장을 거쳐 이날 오픈한 죽전점은 대형마트라기보다는 소규모 복합쇼핑시설의 모습이었다. 2층 '키즈 그라운드'에서 만난 이 모 씨(40세)는 "마트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1층에서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하고, 커뮤니티 공간도 만든 것을 보니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층에 위치한 북 그라운드 전경.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가 지역 주민들의 소셜 클럽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만든 새롭게 선보이는 매장이다. 기존 대형마트 구성에서 벗어나 임대매장(테넌트)과 특화공간을 한 번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와 공간 구성을 함께했다. 기존 이마트 죽전점은 대형마트와 임대매장 비중이 7대 3였다면 지금 매장은 임대매장과 대형마트 비중을 7대 3을 바꿨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2층에 위치한 키즈그라운드 모습.

스타필드 마켓 1호점은 전국 131개 이마트 점포 중 매출과 매장 규모가 비교적 큰 죽전점을 낙점했다. 죽전동은 인구수가 7만여명에 달하고, 10대 인구는 전체 인구의 19%를 넘어설 정도로 가족 단위 수요가 많아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일 최적의 점포라고 생각한 것이다. 죽전점이 2005년 죽전 역세권 개발 사업 당시 지어져 리뉴얼이 필요했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1층과 2층은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겠다는 이마트의 지향점을 가장 잘 담아낸 공간이다. 먼저 1층 입구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스타필드 상징인 '별마당'을 연상케 하는 150평 규모의 '북(Book) 그라운드'다. 북 그라운드는 이마트 임직원과 주민들이 기부한 책과 의자, 소파(Sofa) 등을 비치해 고객들이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읽거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이마트에서 볼 수 있는 판매대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임대 매장 대신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실제로 이날 매장을 처음 방문한 한 고객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랍다는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2층 '키즈 그라운드'는 아이 부모님들을 위한 특화공간으로 구성했다. 아가방 등 유아복 매장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 그라운드를 둘러싸고 있어 쇼핑과 놀이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1층과 2층에 놓인 좌석을 합하면 200개에 달한다.

입점 매장도 고객의 취향과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1층 주요 매장으로는 꽃집(수수플라워), 영풍문고, 카페(노티드, 스타벅스), 한샘, 올리브영 등이 있다. 이지은 이마트 리징담당은 "1층 전체 공간 인테리어를 통일성 있게 맞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꽃집과 방향제 매장을 입구 쪽에 비치해 향기로도 고객들의 만족도 높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1층 매장 중에서는 올리브영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죽전역 부근에 올리브영이 없어 불편함을 느꼈던 인근 주민들이 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편한 차림으로 매장을 방문한 모습이었다. 1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팝업스토어 공간도 들여놓았는데 현재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캐치 티니핑'이 팝업을 열고 있다.

트랜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을 위해 식음업장에도 힘을 줬다. 스타필드 마켓에는 10개의 식음업장이 문을 열었는데 이 중 5개가 이마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매장이다. 주요 매장으로는 캐주얼 중식 전문점 '스타청담', 성수동 경영식 전문점 '요소쿠', 도곡동 샤부샤부 전문점 '선재', 회전 스시 '갓덴스시', 뷔페 '애슐리 퀸즈' 등이 있다. 실제로 이날 대부분의 매장은 대부분 만석을 기록했는데, 애슐리퀸즈의 경우 점심시간인 11시가 채 되지 않았음에도 대기 번호가 84팀이나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식음업장 역시 소규모 모임이 가능하도록 프라이빗(단체석) 공간으로 구성했다"며 "분당과 판교 주변 트랜드에 민감한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식음업장은 기존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끌어 올렸다. 식사하려는 고객과 장을 보려는 고객들이 한곳 몰리지 않도록 구성한 것이다.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지하 1층 대형마트는 계산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품 가격을 크게 표시해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찍 새 단장을 끝마치고 지난 5월 문을 연 지하 1층 이마트 매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잡화 판매를 줄이는 대신 신선 제품을 파는 그로서리 강화형 매장으로 바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잘 살린 모습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 중심으로 든든한 한끼 샐러드나 프리미엄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랩앤 고' 매장에도 힘을 썼다"며 "신선식품의 경우 쇼핑 편의가 높아지도록 가격 표시도 더 크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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