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인 근로자 가운데 향후 4개월 내에 실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주간 구직 활동을 이어 온 근로자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달초 실업률 상승으로 노동시장 냉각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또 하나의 고용 불안 신호가 감지됐다는 평가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7월 SCE 노동시장 조사'에 따르면 4개월 내 실직을 의미하는 평균 실업자 전환 가능성은 4.4%를 기록했다. 1년 전 3.9%에서 0.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자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새로운 고용주를 찾을 가능성은 1년 사이 10.6%에서 11.6%로 상승했다.
이 조사는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4개월마다 일자리 상황·전망에 대한 의견을 청취, 노동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지난 4주 동안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밝힌 근로자 비율은 1년 전 19.4%에서 28.4%로 상승했다. 이 같은 구직 근로자 비율은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5세 이상, 고졸 이하, 연간 가계 소득 6만달러 이하 계층에서 이 같은 응답이 두드러졌다.
이직률은 같은 기간 5.3%에 7.1%로 조사 실시 후 가장 높았다. 4개월 전 취업자 가운데 7월에도 여전히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88%로 역대 최저였다.
직장에 대한 근로자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임금에 대한 만족도는 1년 사이 59.9%에서 56.7%로 낮아졌다. 복리후생은 같은 기간 64.9%에서 56.3%로, 승진 기회는 53.5%에서 44.2%로 만족도가 떨어졌다. 여성, 고졸 이하, 연간 가계 소득 6만달러 이하 계층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62세 이후에도 일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48.3%로 집계됐다. 직전 3월 조사에서는 역대 최저치인 45.8%를 기록했지만 이 비율이 상승했다. 67세를 넘겨 일해햐 한다고 답한 비율은 1년 새 32%에서 34.2%로 올랐다.
뉴욕 연은은 "이번 조사는 1년 전에 비해 구직자 비율이 급등했고, 향후 4개월 동안 평균 실업 예상 가능성 역시 최고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현재 직장에서의 임금, 복리후생, 승진 기회와 관련한 만족도 모두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나타내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이달초 미 노동부가 공개한 7월 실업률이 4.3%를 기록해 6월(4.1%) 대비 예상 밖으로 0.2%포인트 상승하면서 고용 냉각 및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조사는 노동시장에 유의미한 균열이 형성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일 보고서일 뿐이지만 중앙은행과 경제학자들이 고용시장 악화를 경계하는 긴박한 순간에 나온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6일 공개될 미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추세적인 흐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초 공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4.3%로 전월(4.1%) 대비 올라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첫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전 공개될 8월 고용보고서는 다음 달 금리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7월 고용보고서의 둔화를 반전시킬 강력한 일자리 보고서는 성장 위험이 가라앉았다는 확신을 줄 것"이라며 "반면 약한 보고서가 나온다면 성장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