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정선거' 베네수 대통령에 퇴진 시 마약 밀수 면책 제안'

마두로는 사퇴 조건부 협의 거부
WSJ "승산없는 시도"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부정 개표 의혹으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에게 마약 밀수 혐의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권력 포기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의 내년 1월 임기 종료 전 사퇴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의 사면안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마두로 대통령은 7월 28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권에서는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며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야권의 부정 개표 의혹 항의 시위에 공권력을 동원해 맞서고, 국제 사회의 압력에도 내정간섭이라고 일축하며 버티고 있다.

앞서 2020년 미국은 코카인 등 마약류를 미국에 수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 10여명을 기소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15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지난해에도 카타르 도하에서 비밀 회담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전제로 한 사면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베네수엘라 책임자인 대니얼 P. 에릭슨과 마두로의 심복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사이에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마두로의 퇴진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서방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 사업을 접도록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근책'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베네수엘라 전문가인 제프 램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 같은 채찍보다 협상의 대가로 기소를 해제한다는 제안 같은 당근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마두로의 3선 취임까지 5개월이 남았으며, 그 안에 협상을 성사시키는 것이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사퇴를 조건으로 하는 합의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베네수엘라 정권에 가까운 소식통은 마두로 대통령의 입장이 현재로서는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제안을 '승산 없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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