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민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은 레임덕(권력누수)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로 임기 말 혼란이 가중됐다는 게 이유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당 안팎의 하차 여론에 떠밀려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전격 포기하면서 ‘레임덕 대통령’ 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1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과거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존슨 대통령은 당시 재선 포기를 선언하고 국내 정치보다 외교 현안 관리에 집중했다.
1968년 당시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경선 경쟁 후보와의 표 차도 적어 재선을 포기했다. 남은 임기 동안 베트남 전쟁 상황을 해결하려는 데에 집중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 등 외교 안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주요 외신들은 분석했다.
사실상 권력 공백으로 인한 혼란이 이번에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WSJ에 기고한 글에서 이전 정권보다 100일 가까이 더 긴 권력 과도기를 겪게 됐다며 6개월간 국제 사안에서 미국 정부 역할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전쟁, 그리고 중국과의 높은 긴장 등의 논란거리들을 고려할 때 바이든의 레임덕 기간에 드리운 갈등의 전망은 뚜렷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