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45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보겸(본명 김보겸)이 침수 피해를 본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 주민들에게 최대 1억원 규모의 식품, 가전을 지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유튜브 채널 '보겸TV'에 따르면 전날 보겸은 ‘이번 폭우로 홍수가 나서 집이 물에 잠겨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게시한 지 12시간 만에 조회 수 90만 회를 넘겼다.
자신을 정뱅이마을 이장님의 사위라고 소개한 구독자 심 모 씨는 “사위로서 도와드릴 방법은 없고 원통하고 답답한 마음에 메일을 보낸다”며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알렸다. 보겸은 영상을 통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더니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이거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일단 뛰쳐나가겠다”면서 정뱅이마을로 향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10일 오전 4시께 순식간에 들이닥친 급류에 마을로 향하는 길이 모두 물에 잠겼으며, 27가구에 사는 30여명의 주민이 고립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과수원과 밭, 집이 모두 침수돼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침수로 인해 사실상 전 재산을 잃은 상황이 됐다. 홍수 최초 목격자인 마을 이장 부인은 보겸에게 “지붕 여기까지 (물이) 찼다”며 “가구 다 버리고 냉장고도 버리고 수저 한 짝도 안 남기고 다 버린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보겸은 “이걸 보고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마트에서 라면, 음료수, 휴지, 햇반, 과자 등을 전부 주문했다. 마트 직원도 “이걸 전부 다요?”라며 깜짝 놀랐지만 실제로 보겸이 결제하면서 이 많은 물품을 수해 현장으로 옮겼다.
이후 보겸은 삼성프라자에 방문한 뒤 마을 이장 측에 전화해 “세탁기나 에어컨이나 냉장고나 좀 사서 보내드리려고 했는데 혹시 보내면 받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장 측의 허락을 받은 보겸은 가구 수를 확인한 뒤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뿐만 아니라 선풍기, 밥솥도 정뱅이마을로 주문했다. 그가 정뱅이마을을 위해 쓴 금액은 최소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본 누리꾼 사이에서는 “사회 분위기가 차가워진 우리 사회에 이런 분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힘든 시기에 보람이 되는 영상”이라며 훈훈한 반응이 이어졌다. 자신을 정뱅이마을 주민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새벽 3시에 종합복지관 텐트 속에서 영상을 몇 번 보면서 댓글을 1시간 이상 읽어 봤다"며 "개인이 이렇게 큰 선물을 선뜻 주기가 힘든 일인데 하늘이 내린 천사 같다. 응원의 댓글을 써준 분들도 대단히 감사하다"고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