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도 부진한데…'9등' 한화팬 두 번 울린 '랜덤 피규어'

한화 이글스 마스코트 '수리' 피규어 구매한 팬들
"열 개 넘게 구매했는데 다 같은 종류…돈 아깝다"
판매처 뒤늦은 사태 수습…"추가 발송 시행할 것"

프로야구 구단 '한화 이글스'가 운영 중인 공식 판매처에서 랜덤 피규어를 여러 개 주문했으나 중복 제품만 받았다는 소비자들이 잇달아 확인되고 있다. 팬들은 "이글스 팬덤을 상대로 '재고 떨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분노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공식 판매처에서 '수리 랜덤 피규어'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모두 같은 종류의 피규어를 받아봤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팬카페 갈무리]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 공식 팬카페에는 '수리 랜덤 피규어 상자 15개를 구매했는데, 모두 동일한 제품이 나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리는 2016년 4월 13일에 발표된 한화 이글스의 마스코트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글스 측은 지난 12일 오후 4시30분부터 공식 판매처에서 '수리 랜덤 피규어'를 2만5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박스 1개를 구매하면 총 9종의 수리 피규어 중 하나가 제공되는 방식이다. 특히 유니폼을 입은 '그레이 수리', 동물을 형상화한 '토끼 수리' 등 다양하면서도 한화 이글스와 연관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돼 팬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피규어 15개를 구매하여 총 37만5000원을 지불했다는 작성자 A씨는 "한화이글스 캐릭터 중 수리를 가장 좋아해서 9종류를 다 모아보려고 일단 15개만 구매했다"며 "결과를 확인한 뒤 추가 구매를 이어갈 예정이었는데, 피규어를 개봉해보니 모두 같은 종류의 '그레이 수리' 피규어만 나왔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한화 이글스 그레이 유니폼을 입은 수리 피규어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같은 종류의 피규어만을 받은 것은 A씨뿐만이 아니었다. 누리꾼 B씨는 "구매한 피규어 모두 '가면 수리'였다"며 "첫 번째 뜯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두 번째 뜯을 때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세 번째 뜯을 때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 뜯을 때는 정신이 나가서 그냥 막 깠던 것 같다. 아무래도 팬에게 재고 떨이를 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B씨는 "피규어 생산 담당 고객센터에 문의 전화를 걸었지만, 고객센터 측은 되레 '랜덤으로 발송된 것이라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황당한 답변만 내놓았다"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고 너무 억울해 눈물까지 났다. 이건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고 호소했다.

수리 랜덤 피규어를 5개 구매했는데 모두 '다크 수리' 제품이었다는 C씨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피규어로 야구단을 만들라는 건지, 같은 종류의 피규어만 보내줬더라"라며 "가뜩이나 팀이 부진해서 팬들이 힘들 텐데 이런 식으로 기만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열심히 응원하는 팬들에게 이런 식의 대응을 하면 팬들이 힘내라고 응원하고 싶겠나"라고 비판했다.

한화이글스 공식 판매처에서 판매중인 '수리 랜덤 피규어'를 구매했지만, 모두 같은 종류의 피규어를 받아봤다는 리뷰가 잇달아 달리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공식 판매처]

구매자 리뷰에는 같은 종류의 피규어를 받았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잇달아 달리고 있다. 구매자들은 "랜덤이라면서 왜 같은 게 온 거냐", "똑같은 게 두 개 왔다. 처음에는 우연인가 했는데 리뷰를 보니 섞어 보낼 생각도 안 하신 건가", "아무리 랜덤이라지만 구매한 5개 중 4개가 '피에로 수리'였다.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판매처 측은 "7월 15일 출고된 고객님들 대상으로는 전체 상품 회수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기존 출고분은 모두 무상 제공 예정이며, 2개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피규어 추가 발송을 시행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슈&트렌드팀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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