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송승섭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송승섭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은 신성한 권한이고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는다면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특검법을 포함해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최소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시킨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는 취임 이후 8번째로 법안으로는 15건이다.
한 총리는 “행정부로서는 여당과 같이 일을 한다는 점에서 여야 합의는 재의요구권에서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행정부와 입법부는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하고, 여야가 합의했으니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 총리는 “이제까지 중요한 법률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적이 드물다”면서 “특히 기존 사법 질서의 중대한 예외인 특검 제도를 일당의 독자적 의결로 통과시킨 뒤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복귀 전공의를 향해서는 “잘 판단해서 9월까지는 올바른 결정을 해달라”며 복귀를 재차 호소했다. 한 총리는 “지금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신 전공의들은 우리 의료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들”이라면서 “전공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복지부 장관과 교육부총리가 여러 유연성 있는 대책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총리는 “의료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수련의분들을 위해 우리 정부가 조처를 하지 못했던 것은 반성한다”며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병원을) 떠나있는 전공의나 학생들이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 총리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총리는 지난 4월 총선 이후 사의를 표명했지만 현재까지 유임 중이다. 한 총리는 “대통령의 당부는 국정 일체에 차질이 없도록 잘 챙겨달라는 것” 이라면서 “최근에는 추가적인 말씀이 없으셨다”고 얘기했다.